빠름이가 느림이에게
“느림아! 빨리 와! 늦었잖아! 넌 왜 맨 날 늦니?”
…….
“저어”
느림이가 뭔가 말을 하려고 하자
빠름이는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다시 빠르게 말했지요.
“으이겨! 이 답답한 놈아!
너 이 다음에 뭐가 되려고 그러니?
내가 너 땜에 못산다. 못살아……”
느림이는 궁금한 게 많았지만
말할 ‘틈’이 없었어요.
느림이는 빠름이가 하도 보채니
따라가려고 노력을 했지요
그러나 빠름이에게 다가갈수록
빠름이는 더 멀어져 갔습니다.
느림이가 지치고 힘든 어느 날
빠름이에게 물었어요?
“빠름아! 넌 도대체 누구기에 나를 힘들게 하니?”
그러자 빠름이는 자신이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고
빠름이 ‘왜’ 필요한지를 또 다시
빠르게 늘어놓았지요.
느림이가 아니면 참을 수 없었지만
빠름이가 지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빠름이를 알기 위해 다른 질문을 던졌습니다.
“빠름아, 너는 행복하니?”
“……”
빠름이 답을 찾으려고 했지만
잡힐 듯 잡힐 듯하면서도 점점 멀어져 갔지요.
답답한 빠름이는 느림이한테 물었습니다.
“느림아! 넌 행복하니?”
“음~
난 불행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야!”
빠름이와 느림이는 행복을 찾아 함께 여행을 떠났습니다.
산과 강과 나무와 흙과 햇살 그리고 별을 만나면서
행복은 모르지만 불행이 뭔지는 알았고
자신들이 누구인지도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느림이는 빠름이가 붙여준 이름이고
빠름이는 느림이의 느낌이라는 걸…….
그리고 둘 다
시간에 갇혀 행복하지 못했다고…….
이번에는 시간에 매이는 삶이 아닌
시간을 벗어나고자 다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도망을 치면 칠수록 시간이 끈질기게 따라붙는 거예요.
그러던 어느 순간
지친 둘에게 따뜻이 다가오는 친구를 만났지요.
바로 흐름이었습니다.
둘은 그 흐름 속으로 들어가
함께 흐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