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또렷이 남은, 세 사람의 죽음-순간을 영원으로(#33)

kimkwanghwa(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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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수양 버들이 비오듯이 내린다.JPG

장수시대입니다.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꿈이 어디까지 갈지 모릅니다. 개개인들은 건강관리를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합니다. 운동은 기본에다가 몸에 좋다는 먹을거리를 잘 챙겨먹습니다.

의학 발달도 놀랍습니다. 유능한 의료진, 예방의학, 진단의학, 온갖 치료법과 첨단화된 기기들. 인공지능을 탑재한 알고리즘 진단도 일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수명이 늘어나는 한편으로 그만큼 죽음에 대한 그림자 역시 짙어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영원히 살 수 없다면 두렵지 않게 죽음을 맞이할 수는 없을까. 더 나아가 아름다운 죽음, 존엄한 죽음은 없을까...세 사람의 죽음을 떠올려보았습니다.

1 우리 외할머니 이야기

외할머니는 꽤 오래 사셨습니다. 그것도 아주 건강하게 97세를 사셨으니까요. 기관지 조금 약한 것 이외는 잘 드시고, 활발하게 오래도록 사회활동도 하시고, 돌아가시기 전까지 허리도 비교적 꼿꼿하실 만큼 건강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던 할머니가 마지막에 몸이 안 좋아지자, 외삼촌이 병원으로 모셨습니다. 병원에서는 워낙 나이가 많으신 할머니라고 판단하니까, 간호사가 기저귀를 채우려 했습니다.

근데 저희 할머니는 너무 이를 부끄러워하면서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곧장 황달이 오고 3일 만에 돌아가셨거든요. 존엄함이 돋보이는 죽임이더라고요.

2 제주도 이웃이 들려준 이야기

어느 집에선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노년을 평화롭게 살았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찾지 않았다고 하네요.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왜 돌아오지 않는지를 안다고 합니다. 죽음을 앞두고 집을 나선 거랍니다. 바다가 잘 보이는 어느 곳에 올라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고 하더군요. 선뜻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가만 보면 자연스럽게 죽는 짐승 죽음과도 겹칩니다. 시골에서 개를 키워보면 죽음을 앞둔 개들은 집을 떠나 자신만의 공간에서 죽음 맞이하거든요.

3 스스로 곡기를 끊은 스코트 니어링의 죽음

100세를 살다가 죽은 스코트 니어링. 죽기 전에 스스로 곡기를 끊음으로써 삶을 완성한, 성스러운 죽음입니다. 위 두 사람과 달리, 지식인의 죽음이면서도 존엄을 지켰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저는 존경하던 지식인이 몇 분 계셨지만 죽음을 앞두고는 초라한 모습이었거든요.

위 세 사람의 죽음의 공통점이라면 병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점입니다. 건강하게 살았고, ‘건강하게’ 죽었습니다.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 삶의 한 순간으로...

다음과 같은 기대를 해봅니다.

언젠가는 죽음이 삶의 완성이자, 축제가 되는 날이 올 수도 있겠구나.

Ps) 태그 하나를 새로 추가해봅니다. 노년의 삶과 지혜를 다루는 태그로 #greatstone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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