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으로 스팀잇을 하는 이유

kimjaguar(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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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재규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던 중 뜬금없이 이 주제에 대해 짧게 글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지난 몇년 간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사용해 왔습니다. 많은 뉴비들이 그러하듯 저는 실명으로 해당 sns에 가입했고 그 때도 지금 스팀잇을 하듯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올렸습니다.

트위터를 할 때를 돌이켜보니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회의가 끝난 뒤에도, 누군가와 만난 이후에도 일단 트위터부터 켜서 요새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는지 체크하는게 일상이었습니다. 트위터 팔로우 수도 수천명에 달했고, 뭔가 그럴듯한 글 올리면 무한rt도 되고 수십 건이 넘는 멘션도 받았습니다.

주변에서도 제가 sns를 활발히 한다는 것을 눈치챈 이도 있었습니다. sns에 한마디 쓴 걸 갖고 sns가 아니라 ‘현실’에서 ‘그런 말은 좀 위험하지 않냐’느니 ‘그렇게 실명으로 타인과 싸우면 안된다’느니 하는 말고 좀 들었습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제가 개인적인 의견을 올린다 해도 제 실명과 신분을 밝힌 만큼, 제가 떠든 생각이 제가 속한 조직의 생각과 비슷할 것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생겨날 것이란 점을요. 현실에서 대단한 영향력이 있는 사람도 아닌 저도 이런 압박을 받는데, 현실에서도 꽤나 이름값이 있는 사람들은 온갖 압박을 받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아예 sns를 끊었습니다. 살면서 드는 이런저런 생각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다른 이들의 반응을 듣고 싶은 마음은 늘 한켠에 있었지만, 현실에서 ‘너 그렇게 튀면 곤란해’라는 의견을 너무 많이 들었으니까요.

sns를 끊은 대신 그 시간에 뭔가 더 유익한 일을 한것도 아니었습니다. 어차피 제가 좋아하는 게임방송 보고, 팟캐스트 좀더 듣는 게 전부였습니다. 일상이나 세상사에 대해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았습니다만,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생각은 늘 한켠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스티밋을 만났습니다. 주변에서 너도나도 떠들던 가상화폐에 대해 알아보다가 우연히 스티밋에 올라온 좋은글을 여러 편 봤습니다.

스티밋에 계정을 만들면서 여기에선 제 신상을 전혀 노출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물론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밝히고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해 글을 쓰시는 분들이 보팅도 많이 받는 경향이 보이긴 합니다만, 그건 그 분들의 선택이고 저는 자유도를 선택하겠습니다.

언젠간 현실에서도 눈치볼 일이 없게 된다면 저도 제가 무슨 일을 하고 살아온 날인지 밝힐 날도 있겠지요. 그러나 지금 당장은 스티밋을 나만의 은밀한 공간,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