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 방송 대담에 나설 예정입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손석희 앵커와 1:1 대담을 한 바 있고, 김대중 대통령도 4차례에 걸쳐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했습니다. 기사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명박 대통령도 2차례 '대통령과의 대화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임 박근혜 대통령에 비해서는 국민 소통이 잘 되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대통령 당시에는 방송 출연은 물론이고 언론 인터뷰에서도 각본에 짜여진 질의응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문 대통령 시대에는 기자가 엉뚱한 질문을 한 게 이슈가 됐으면 됐지, 박 대통령 시절처럼 대놓고 짜여진 질의응답을 한게 이슈가 된 바는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좀더 방송이건 뭐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진보개혁진영의 스피커가 여전히 약하다, 언론 상황이 안좋다 등등 말은 많지만 진보개혁진영의 가장 큰 스피커는 문 대통령 자신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때와는 달리 언론 탓만 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오해를 받고 있다'고 해도 핑계가 될 수가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보다는 신중한 언행을 잘 구사하는 분이신 만큼 지금부터라도 이런 자리를 꾸준히 만들면 좋은 선례가 될 거라 봅니다.
한편, 이 소식에 대해 조선일보는 공영방송이 정권을 홍보한다는 취지로 비판합니다. 민주당이 야당 시절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 등을 비판했던 것을 언급하고, KBS를 '정권 입맛에 맞는 매체'라고 규정합니다. 일단 기자와의 인터뷰와 일방적인 '연설'을 같은 급으로 놓는 조선일보의 수준이 안타깝습니다. 언론이 정권에 대해 할말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으나, 말이 되는 걸 가지고 태클을 걸어야 이치에 맞지 않겠습니까. 지네들하고 인터뷰를 안해줘서 삐졌다는 것으로밖에 생각이 안듭니다. 차라리 MB의 '대통령과의 대화'를 예시로 들었다면 좀더 설득력이 있었을겁니다. 당시 야권이나 민주진보진영에서는 '대통령과의 대화' 자체를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저 역시 MB의 '대통령과의 대화'의 내용에는 비판할 점이 많다고 봅니다만, 대통령이 직접 방송에 나와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는 점에서는 나쁜 프로그램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일방적인 라디오 연설보다는 100배는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모든 언론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 뿐 정파성은 다 있습니다. 때가 되면 주요 정치인들이 왜 이런저런 언론 인터뷰에 죄다 나오겠습니까. 자기는 이쪽도 챙기고 저쪽도 챙긴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지요. 저도 위에 말한 것처럼 대통령이 언론에 자주 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에게는 대언론 활동 외에도 할 일이 많기 때문에 그나마 '공영방송'에 출연하는 거라고 봅니다.
현실로 다가오는 버스 파업
부산, 울산, 청주, 충남의 버스 노동자들이 5월 15일 파업을 결의했다고 합니다. 수도권 버스기사들도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으나 그동안 버스기사들은 그동안 주 68시간을 일하다가, 올해 7월부터는 주 52시간 노동제의 적용을 받는다고 합니다. 언론에 나온 분위기를 보면 버스기사들의 상당수는 주당 노동시간이 14시간 줄어드는 만큼 임금 삭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홈페이지에서 버스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을 살펴봤습니다. 연맹의 자료에 의하면 버스노동자들의 월간 노동시간은 223시간이며 월 급여는 346만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노동시간만 보면 주 52시간이 어느정도 지켜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만, 급여 수준이 5인 이상 상용직 노동자의 389만원보다 낮은게 문제라는게 연맹 측의 주장입니다. [연맹의 성명]을 보면 주 52시간제를 위해 버스기사 15000명 가량을 추가로 채용해야 하지만, 2월 말까지 실제로 충원된 인력은 1258명에 불과한 반면, 버스 대수는 오히려 258대가 줄었다고 합니다.
결국 문제는 버스노동자들의 시간당 임금 수준이 낮은 점입니다. 애초에 버스회사들이 충분한 인력을 고용했다면 주당 68시간을 꽉 채워서 운전할 일도 없었을 것이며, 주52시간에 대한 저항이 이렇게 강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대중교통인 버스가 이렇게 엉터리로 운영되고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버스 서비스를 정부가 아닌 회사가 하기 때문입니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준공영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준공영제는 지자체가 적자를 보존해주는 것일 뿐 결국 운영은 기존의 회사들이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시간과 돈이 들더라도 대중교통 서비스는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지는 방향으로 가는게 궁극적으로는 옳다고 봅니다. 대중교통 서비스를 사실상 공공 영역으로 포함하는 완전공영제 방향으로 간다면, 제도가 바뀜에 따라 어떻게든 인력의 재배치는 이뤄집니다. 불필요한 중복노선 문제도 없앨 수 있고, 버스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은 몰라도 직장 안정성은 매우 높아집니다. 물론 파업이 임박한 상황에서 단기적인 해결책이 쉽게 나오기는 어렵겠습니다만, 완전공영제를 통해 정부와 지자체가 버스 서비스를 책임진다는 입장을 내는 것만으로도 버스 노동자들의 분노를 어느정도는 가라앉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