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W 백일장(5회) 응모

Words
198
Reading
1 min
Listen
Play
7y

'엄마, 나 아파'

소년은 태어날 때부터 약했어요.

커 나가면서 자주 병치레를 했어요.

어느 해 추운 겨울 세찬 바람이 눈을 사방으로 휘날리며 울부짖는 밤에 소년의 몸에 갑자기 불덩이 같은 열이 났어요.

소년의 어머니는 열에 들떠 맥없이 누워 있는 아들을 등에 걸치듯 단단히 매어 업고 10리 떨어진 의원으로 걸어서 가요.

깜깜한 밤에 기억에만 있는 길을 더듬어 앞으로 나아가는데 휘몰아치는 눈은 눈을 자꾸 때려 앞을 볼 수가 없어요.

어머니는 축 처진 아들을 업고 10리 길을 걸어 두 다리는 후들거리고 양 팔은 떨어져 나갈 듯하고 온 몸에서 비가 오듯 땀이 났어요.

선창가 의원에 도착한 어머니는 잠든 의사를 깨우기 위해 성난 바람 소리 속에서 의원 집 대문을 1시간 넘게 두들겨요.

의사는 놀라며 진맥을 하고 '지금 오지 않았으면 이 아이는 오늘 밤을 넘기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하면서 약을 내 줘요.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아픈 아들의 입을 벌려 쓴 약을 한사코 마다하는 아들의 입에 억지로 밀어 넣어요.

어머니는, 밤이 많이 늦었으니 자고 가라는 의사의 권유를 물리치고 다시 눈발 휘날리는 10리 길을 나서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더 어둡고 사납지만 아들을 일단 살렸다는 기쁨으로 100걸음을 옮길 때마다 등에 업힌 아들을 다그쳐요.

어머니는 그 후로도 아들이 아파 사경을 헤매는 것을 여러번 지켜봐야 했어요.

어머니는 아들이 아프지나 않을까 날마다 걱정하면서..... 90이 훌쩍 넘은 나이가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