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을 비롯한 중부권에서는
첫눈이 내렸다.
하지만 날씨보다 너무 급하게 내린 첫눈은
아침에 짧고 굵게 내리다가 금방 그쳤고
쌓인 눈도 순식간에 녹아 없어졌다.
아마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났거나~
방구석에서 X랄이나 벅벅~ 긁으며
누워있던 흑우들은 중부권에 살면서도
눈을 못 봤을 수 있다.
그런 흑우들을 위해서
형이 어제 첫눈 사진을 디테일하게 찍어놨으니
못 본 사람은 보고 대리만족하길 바란다.
눈이 생각보다 질감이 좋았어~
꼭 설빙 팥빙수에 들어있는 얼음 같더라~
한입 먹어보고 싶었지만
미세먼지 함유량을 측정할 수 없어서
먹을 수가 없었지....
눈 덮인 나무와 정자는 너무 아름다웠어!
하지만 단풍은
아직 가을이 가지도 않았는데 왜 벌써 왔느냐며?
불만이 가득한 눈치였고~
향나무?는
너무 일찍 내린 눈이 못마땅해 시위라도 하는 듯~
자리에 그냥 누워버리더라~
꼭 중동의 침대 축구를 보는 듯하더군~
근데 이 블루베리처럼 생긴 열매는 무엇이냐?
먹어도 되는 건가?
평소에는 공원을 점령하고 활개 치던 닭비둘기들이
눈이 많이 내리니까
나무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반상회를 하더라~
그렇게 하늘에서는 하얀 눈과 하얀 똥이 함께 내렸다.
축구장으로 나가보았다.
축구장은 초록색에서 하얀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더군~
조기 축구하러 나온 배불뚝이 아죠씨들이
눈이 그치기만을 바라며 발을 동동 구르며 있더라~
심심한 아재들은 눈사람을 만들고 있더군~
하지만 눈이 그치지 않자 다들 축구를 포기하고
축구장을 떠나면서 눈사람은 자연스레 내 차지가 되었다.
눈사람이 영 허접하길래~
내가 손을 호호 불어가며 보수공사를 좀 해줬다.
눈깔도 붙이고~
양팔도 꽂아주고~
마지막으로 수염을 뽑아서
STEEMIT이라고 이름도 새겨주었지!
이름 새기다가 군대 있을 때도 안 걸린
동상에 걸렸다.
눈사람을 다 만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나니까
그것도 일이라고 배가 고프더라~
그래서 밥을 먹으러 갔지!
역시 주말에는 돈까스여~
하지만 밥을 다 먹고 다시 눈사람한테 가보니까~
눈사람은 이미 녹아서 사라지고 없었다.
머리에 씌워주려고 차에서 모자도 꺼내 왔는데....
옆에 초딩들이 만든 눈사람도 녹아 없어졌더군~
살아있을 때, 모자를 씌워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