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 대중의 관심을 받기도 훨씬 전, 다크 웹의 사용자들은 이미 비트코인을 잘 알고 있었으며 심지어 매우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최초의 대형 익명의 온라인 마켓이 ‘실크 로드’라는 이름으로 개설되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이 시장에서는 아마존에서 합법적으로 구입할 수 없는 물품은 무엇이든 다 구할 수 있었습니다. 마약, 해킹된 개인 정보, 무기, 혹은 위조된 문서 등이 거래되고 있었죠. 이 곳에서는 모든 거래가 비트코인으로 결제되었고 약 2년 반 동안의 운영 기간 동안 수수료만 12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었습니다.
비트코인이 추적 가능하기 때문에, 완전한 익명성을 찾고자 하는 다크 웹 사용자들은 프라이버시에 초점을 두고 있는 코인들을 눈 여겨 보고 있습니다. 지금 가장 각광받고 있는 코인은 보내는 주소와 받는 주소를 모두 암호화해서 추적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모네로입니다. 북한도 이 모네로를 눈 여겨 보는 것 같은데요, 다양한 보고서에서 언급되었듯이 북한에서는 해외의 다양한 서버들을 해킹해서 모네로를 채굴한 내역들이 있습니다. 모네로는 지금 다크 마켓 중에서는 가장 크다고 알려진 Dream Market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고 Libertas라는 사이트에서는 모네로로만 결제가 가능합니다. Libertas에서 모네로 사용에 대한 공지를 발표했을 때 마치 공개 구혼을 하는 듯 했습니다.
“We strongly believe that Monero is the future for all dark-net purchases, and the only real way to make anonymous transactions online.”
모네로가 다크 마켓에서는 단연 가장 인기 있는 코인이지만, 대쉬와 지캐시라는 대안도 있습니다. 대쉬는 이전에 다크코인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다크 웹에서 사용할 용도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는 이야기가 있고, 그에 반해 지캐시는 조금 더 이중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프라이버시를 중요시 하도록 트랜젝션을 생성할 수 있고, 감사와 회계 상의 기록을 위해 공개적으로 트랜젝션을 생성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캐시는 다른 거래소들에서 더 잘 받아들여질 수 있었고, JP Morgan의 Quorum 블록체인과도 통합되었고, 애플의 정책을 통과하여 Jaxx 지갑의 iOS 지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양면성으로 인해 앞으로 KYC/AML에 대한 규정이 더 심해질 거래소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정부기관에서 손 놓고 구경만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올해 3월, 일본의 금융 감독기관인 FSA에서는 거래소들에게 모네로, 지캐시, 그리고 대쉬를 상장 폐지하도록 압력을 넣었습니다. 유로폴도 이런 프라이버시 코인에 대한 경고를 발표했구요. 5월에는 유럽 연합에서 AML 규정을 업데이트하여 암호화폐의 사용을 모니터링하도록 했습니다. 규제가 심해지고 거래소들의 중앙화가 계속되면서 범죄 자금에 연루된 대량의 암호화폐를 현금으로 바꾸는 것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범죄 집단들은 항상 얼리 어답터였고 규제 기관보다 앞서 왔습니다. 이렇게 다크 웹에서 벌어지는 좇고 쫓기는 추격전은 아직 끝나려면 한참이 걸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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