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렛저는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Peer-to-Peer marketplace for renewable energy' 즉, 신재생에너지(현재 주로 태양광 에너지)를 P2P로 거래하는 마켓입니다.
중개인이 POWR를 사용해 Sparkz 토큰을 발행합니다. 그리고 에너지 소비자는 실물화폐를 가지고 Sparkz토큰을 구매, 이를 이용해서 생산자에게서 에너지를 구매합니다. 그리고 생산자는 Sparkz를 실물 화폐로 교환할 수 있는 것이죠.
즉, 에너지가 POWR 토큰이 아닌 Sparkz 토큰을 통해 거래되게 만듦으로서 플랫폼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POWR 토큰의 가격이 오르도록 설계하면서도 에너지 거래 가격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측면에서 파워렛저가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 먼저 시작하고 앞서나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여기서 다룬 프로젝트 말고도 여러 에너지 관련 코인 중에 완성도 있는 구조를 설계한 곳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파워렛저는 호주 기반의 프로젝트로서 정부에서 상당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에너지나 환경 관련한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특색이 드러나기도 하는 것 같은데요, 최근에는 스마트 시티와 관련해 정부에서 $800만를 지원받아 에너지 거래 부문을 공격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러한 부분들이 파워렛저와 에너지 코인의 진행 속도를 가속화 하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중앙의 역할을 분산하는 여러 프로젝트와 비교해 '스마트시티'와 관련해서 정부의 이해와 부합한다는 것 말입니다. 이러한 서비스가 글로벌로 나가는데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스마트 시티의 기반이 된다는 선점효과는 앞으로 커질 것 같습니다. 어떠한 프로젝트가 실현에 가장 빨리 가까워질지 궁금해집니다.
이런 접근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위파워의 근간이 EU의 에너지 정책에 있기 때문입니다. EU는 2000년대 초반부터 Smart Metering System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Smart Metering System이란 크게 1) 소비자들이 전력 시장(electricity market)에 활발히 참여하고, 2) utility company와 grid operator들이 에너지 그리드를 효율적으로 계획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입니다. EU는 2020년 까지 기존 전기 미터의 최소 80%를 스마트 그리드로 바꾸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출처: medium)
이러한 환경에서 해결해야할 문제로 크게 두가지가 있었습니다.
complexity of operations(복잡성 문제)
당연하게도 신재생 에너지는 생산량을 예측, 통제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사용 데이터를 예측하고 생산된 에너지 저장 및 실시간 관리가 최적화된다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아니지만 그 비용이 매우 컸습니다.
financing(자금 문제)
유럽 기준으로 가정마다 스마트 그리드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200-250유로가 필요합니다. 여기다가 에너지 회사들과 인프라 관리자들의 비용까지 더한다면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의 합은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위파워는 이러한 변화 속에 막대한 투자와 기회가 생겨나는 환경에서 블록체인으로 대안을 제시한 것입니다.
위파워의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에너지를 토큰을 사용해 거래한다는 점은 일반적이지만, 1) 1에너지 토큰이 특정 기간의 미래(통상 4~6개월 이내) 시점내에 생산될1kWh와 거래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위파워 코인을 통해서 생산자들(renewable energy plant)은 에너지를 거래할 뿐만 아니라 미래에 만들어질 에너지를 미리 판매함으로서 생산 시설 투자를 위한 파이낸싱 또한 가능해 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개인 혹은 가정 단위의 생산자보다 더 빠른 도입과 수용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큰 규모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주체들을 끌어들인다면 이후에 사용자가 이러한 시스템에 진입하기 용이할 것입니다.
에너지마인은 최근 서울에 지사를 세우고 스마트시티와 에너지에 관한 한국의 핑크빛 미래에 관해 대대적인(?) 언론 인터뷰를 하면서 등장, ICO를 진행하였습니다. 앞서서 말해왔던 에너지 수급문제를 타겟하진 않지만 파워렛저, 위파워와는 상당히 다른 시작점/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교해보았습니다.
라힘 CEO는 "에너지를 아끼지 않는 사람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가상화폐인 에너지토큰을 '보상'으로 주면 환경에 대한 관심 여부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이 에너지 절약에 참여할 것"이라며 "에너지 보상 토큰 플랫폼을 통해 에너지 소비에 대한 소비자의 행동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출처: CEO 인터뷰)
이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판단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국내 환경(circumstance)과 그에 필요한 접근방법에 대해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은 에너지와 전력 수급에 관해 정부 주도의 일원적인 구조를 가지며 따라서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개인에게 편리함을 주는 구조였지만 이러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등이 정착하기엔 척박한 환경인 면이 없지않아 있습니다.
물론 현재 정부나 한국전력공사에서도 스마트그리드에 관해 필요성을 부인하는 것 같진 않습니다.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보도와 연구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고 다양한 지원제도도 있습니다.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우리가 주도권을 쥐도록 한다라는 생각이 기저에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어떻게 정부 혹은 한전과 같은 기관과 이해관계를 맞추어 협력하는 가'가 한국에서 에너지 프로젝트가 더 나아가기 위한 challenge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마인과 같이 개인을 먼저 파고드는 전략이 새로운 시도로 보여지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에너지마인은 2018년말에서 2019년부터는 에너지 거래 플랫폼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이러한 순서를 택한 에너지마인의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가 빠르게 진행되는 이유, 블록체인이 여기에 주는 부가가치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생각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젝트가 앞으로 파급력을 갖기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도 존재합니다.
우선 에너지 저장 비용과 같이 블록체인 외의 기술적인 문제들이 같이 해결되어야 합니다. 사실 기존에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에서 가장 큰 허들로 여겨 졌던 것이 바로 이러한 문제인데요, 사실 그렇기 때문에 파워렛저, 위파워와 같은 프로젝트가 다양한 파트너쉽을 맺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소비자가 수용하는 정도에 대한 고려입니다. 기존에 스마트 그리드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여겨졌다는 연구결과도 있을 만큼 현재까지는 시스템 구축의 차원에서의 고민이 앞서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결국 개인들이, 가정에서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고 거래에 참여해야 합니다. end user를 고려하지 않은 서비스는 성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에너지 문제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대해 처음에는 단순하게 현재 사회의 모습을 조금 더 '업그레이드'하는 정도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점점 더 '미래 사회'를 구축하는 일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블록체인과 모든것이 화제가 되기 전부터 우리는 '미래에는 에너지를 포함하여 많은 것을 자급자족하고 모든 것이 연결된 스마트 시티에서 살게 될 것이라' 말해왔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블록체인을 통해 그러한 미래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빠르게 모든게 진행되는 지금, 내일이 기대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