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소설가들이 에세이를 함께 출간해내면서 하나같이 공통된 부분이 있다. 중장년의 여류 작가들은 세상에 현혹되지 말고 차분하게, 나의 삶을 살아가라는 말을, 책을 읽는 사람들보다 조금 더 세상을 살고, 또 경험한 선배의 입장의 조언을 글이라는 형태로 만들어 책이라는 곳에 담아 공유하고 있다. 가쿠다 미쓰요의 신간 <무심하게 산다>도 그러한 맥락에서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이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막연하게 가졌던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나에게 찾아올 변화에 조급하거나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책에는 십대에는 이십 대의 이야기를, 이십 대 후반이 되면 서른이 넘으면 갖게 되는 변화들을, 또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면 쉰, 또 예순……그렇게 앞으로 찾아올 나의 미래에 대해 사라져가고 퇴보해 가는 신체적 변화를 걱정하던 작가의 경험담이 실려있다. 막상 걱정하던 나이가 되었을 때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안심하기도, 또 예상대로 경험하게 되는 새로운 자신의 변화에 놀라거나 감탄하기도 한다. 그리고는 으레 그러한 삶에 적응해간다. 그리고는 또 다시 찾아오는 새로운 변화에 반응하고 다시 적응해가는 삶을 반복한다. 그렇게 나이를 먹는다.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이 가지는 본성이다. 그것에 대해 이미 경험했거나 알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빌어 지레짐작하는 것들이 어쩌면 그다지 나의 삶을 살아가는 데에 가치가 있는 행위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을 작가 가쿠다 미쓰요는 자신의 경험들을 차분히 나열하며 조심이 독자에게 건넨다.
삶에 찾아오는 변화에 대해 적응해가면서 작가는 <실용적인 사람>이 되어간다. 누군가에게 잘 보기이게 샀던 쇼핑 목록은 내가 사용하기 편하고, 나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들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사라지는 체력과 퇴화되는 시력에 두려워하지 않고, 그 나름의 삶에 순응한다. 쉽게 다치고, 다친 곳이 쉽게 낫지 않는 나이가 되었음을 인지한 뒤에는 쉽게 다치지 않도록 더욱 조심을 하는 습관을 가진다.
프롤로그
내가 모르는 나를 알다/식탐이 강해지다/ 그것은 난데없이 찾아온다/재난도 별안간 찾아온다/다이어트의 진실과 거짓/’만약’의 미래/쓰지 않아도 줄어든다/굳어져가는 내면/
귀여움의 속박/좋아하는 말/안경을 동경하다/아, 신이시여/기다리고는 있지만/강하거나 약하거나/눈에 보이는 나이/서글픈 저하/
급한 성격과 집중력/얇은 옷이라면 몸서리치는 나이/다 나이 탓이라고?/사람의 손이 가진 힘/영혼을 닮은 무언가/바륨의 진화/손을 가만히 바라보다/숨은 알레르기라는 것/
의자와 세월/점은 아니지만/’나’라는 사람의 모순/젊음을 되찾는 수면/이것이 꿈꾸던 것인가/변화의 속도/손꼽아 기다리지는 않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