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 날씨에 서울에서 가볍게 문화산책하기 좋은 전시가 있어 소개한다. 독일의 현재 모습을 독일인 사진작가들이 담아 낸 사진들로 구성된 전시 <독일현대사진전>이다.
전시의 제목 앞에는 (presentation/representation)이라는 표현이 붙는다. 단순히 (제시)와 (재현)으로 해석한다면 이번 전시를 관람한 뒤에 독일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부족하다며 불만을 토로할지 모른다. 사진은 현실을 비추기도 하지만 보여지는 현실이 아닌, 작가의 예술적 의도에 의해 한 번 더 가공됨으로써 또 다른 낯선 이미지로 뒤바뀐다. 그 자체로서의 새로운 가치와 존재를 가지며 이번 전시의 (representation), (재-제시)라고 의미를 둘 수 있다.
시대를 거슬러 수많은 철학자와 예술가를 남긴 독일에서 사진 역시 또 하나의 예술로 예술가적인 독일인들의 피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1990년대의 대표적인 뒤셀도르프 사진 학파의 제자들 격인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들은 기존의 뒤셀도르프 사진 학파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스타일의 동질감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작가 개개인의 예술적 접근과 표현, 시선을 통해 사진이 단순히 기록을 남기는 문서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 제약을 넘어, 자신만의 또 다른 창조물로 거듭나는, 진정한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시도했다.
[전시 소개]
독일의 사진작가 10인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이번 <독일현대사진전>은 독일 현지에서 직접 프린팅해서 운반된 대형, 소형의 사진들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작품은 모두 170점이다. 2000년대 전후의 독일의 모습,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독일의 이야기를 사진 한 장 한 장에 담아낸 것이 인상적이다.
지금까지 사진이 갖는 <상상>보다 <현실>과 더 맞닿아 있던 굴레를 벗어나 그림과 음악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하나의 예술로서의 가치를 보여주고자 한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결과적으로 독일과 독일인 사진작가의 사진 속에 담아낸 실제를 재현하기 보다는 그들의 시선과 예술적인 기교, 개념적 사고에 기반을 둔 메타포로 세계를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원본의 디지털 작업과 프레임을 넘어 선 구성을 통해 작품의 생명력을 불어 넣고, 또 관람객으로 하여금 사진에 대한 개념과 예술적 접근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아담하고 고요하게 자리잡은 성곡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이 전시는 5월 28일까지 이어지니 경복궁이나 서촌, 청계천에 나들이 또는 데이트를 하면서 들르는 코스로 추천한다.
(사진출처: 성곡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전시정보]
전시기간: 2017년 3월 17일-5월 28일
이용시간: 10:00-18:00(월요일 휴관/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수요일’은 오후8시까지 운영)
전시장소: 성곡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경희궁길 42
문의: 02-737-7650
주차: 가능
근처 가 볼만한 곳: 경복궁/청계천/서촌(도보 1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