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북스 전자책 폴리애나 1] 2장. 톰 할아버지와 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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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톰 할아버지와 낸시 

낸시는 작은 다락방의 구석구석에 특히 신경을 쓰면서 열심히 바닥을 쓸고 닦았다. 이렇게 청소에 온 힘을 쏟는 것은 먼지를 없애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자신의 기분을 풀기 위함이 더 컸다. 마님이 두려워 따르긴 했지만, 울분을 참을 수 없었다. 

“폴리 마님의 마음까지 구석구석 이렇게 청소해 버렸음 좋겠네!” 낸시는 뾰족한 걸레 자루를 거칠게 문지르며 씩씩거렸다. “마님의 마음이야말로 청소할 필요가 있다고. 암, 그렇지! 그 어린 아가씨를 이 구석탱이의 덥고 작은 방에 둘 생각을 하다니. 겨울에는 불도 쬘 수 없는데 말이야. 이 큰 집에서 하필 이런 방을 고르냐고! 아가씨를 무슨 짐짝 다루듯이 하고 있잖아! 흥!” 낸시가 쏘아붙였다. 어찌나 세게 걸레를 움켜쥐었던지 손가락이 다 얼얼할 지경이었다. “지금 당장 가장 짐짝 같은 것은 아가씨가 아닐걸!” 

한동안 낸시는 입을 다물고 일에 열중했다. 드디어 청소가 끝나자 낸시는 반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텅 빈 작은 다락방을 둘러보았다. 

“어쨌든 내가 할 일은 끝났군.” 낸시가 한숨을 쉬었다.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네. 작고 불쌍한 아가씨만 있게 되겠지. 참 딱하기도 하지! 고향을 떠나 허전할 어린아이를 이런 곳에 살게 하다니!” 말을 마친 낸시는 문을 쾅 닫고 나와 버렸다. “이런!”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 입술을 깨물며 외쳤다. 그러다가 다시금 완강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 상관없어. 마님이 이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군!” 

그날 오후, 낸시는 잠깐 짬을 내 톰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이 저택의 잡초를 뽑고 길을 내는 일을 해오고 있었다. 

“톰 할아버지.” 낸시는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지 어깨 너머로 빠르게 둘러본 후 말했다. “어린 아가씨가 이곳에서 폴리 마님과 함께 살기로 한 것 아세요?” 

“뭐라고?” 톰 할아버지는 구부렸던 허리를 어렵사리 펴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어린 아가씨가 폴리 마님과 함께 살게 되었다고요.” 

“농담이겠지.” 톰 할아버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비웃었다. “내일은 해가 동쪽으로 진다고 말하지 그러니?” 

“하지만 사실인걸요. 마님이 직접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마님의 조카인데 열한 살이래요.”

톰 할아버지의 입이 쩍 벌어졌다. 

“어떻게 된 일이람!” 톰 할아버지는 중얼거렸지만 이내 흐릿한 눈에 엷은 빛이 반짝였다. “그렇다면, 그건 분명 제니 아가씨의 어린 따님인가보군! 아가씨 말고 달리 결혼한 분은 없으니까. 이런, 낸시. 제니 아가씨의 따님이 틀림없어. 이렇게 고마울 데가 있나! 이 눈으로 그 어린아이를 볼 수 있게 되다니!” 

“제니 아가씨가 누구예요?” 

톰 할아버지가 큰 숨을 내쉬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은 분이셨지. 옛 주인 어르신의 큰 딸이었는데 스무 살이 되던 해 결혼을 해 오랫동안 멀리 떨어져 살았단다. 아가씨의 아이들은 모두 죽고 막내 아이 한 명만 남았다더구나. 이곳에 온다는 아이는 그 아이가 틀림없어.” 

“열한 살이래요.”

“그래, 그럴 거야.” 톰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마님은 아가씨를 다락방에서 자도록 할 거래요. 정말 너무하지 않아요?” 낸시는 다시 한 번 어깨 너머로 저택을 바라보며 책망했다. 

톰 할아버지가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다음 순간 알 수 없는 미소로 입술이 실룩거렸다. 

“난 이 집에서 폴리 아가씨가 어린아이와 어떻게 살지 그게 궁금하구나.” 

“흥! 전 그 어린아이가 폴리 마님과 이 집에서 도대체 어떻게 살지 그게 걱정이에요.” 낸시가 톡 쏘아붙였다. 

톰 할아버지가 큰 소리로 웃었다. 

“넌 폴리 마님을 좋아하지 않나 보구나.” 

“누구든 마님을 좋아할 수 있겠어요?” 낸시가 경멸하듯 말했다. 

톰 할아버지는 오묘한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넌 아마 폴리 아가씨의 연애담을 모르고 있겠지?” 톰 할아버지가 천천히 말했다. 

“연애라고요? 마님이요? 아니, 몰라요! 그런 얘긴 아무도 모를걸요.” 

“아니, 모두들 알고 있단다.” 톰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상대 역시 이 마을에 살고 있지.” 

“그게 누군데요?” 

“말해 주지 않을 거야. 내 입으로 말할 순 없지.” 톰 할아버지가 다시 허리를 폈다. 그는 침침해진 푸른 눈으로 저택을 바라보았다. 이 충직한 하인의 눈빛에는 자신이 오랫동안 봉사하고 사랑한 이 집안에 대한 정직한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해요. 마님과 애인이라니.” 낸시가 계속 종알댔다. 

톰 할아버지가 고개를 저었다. 

“넌 나만큼 폴리 아가씨를 모르잖니. 아가씨는 정말 아름다운 분이셨어. 물론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될 수 있지만 말이야.”

“아름답다고요? 폴리 마님이요?”

“그래. 단단히 동여맨 저 머리만 느슨하게 풀어 헤쳐도 예전처럼 아름다우실 거야. 꽃 달린 모자를 쓰고 레이스가 있는 하얀 드레스라도 입으면, 너도 아가씨가 아름다운 분인 걸 알게 될 거야! 폴리 아가씨는 늙지 않았단다, 낸시.”

“늙지 않았다고요? 그렇담 정말 늙은이 흉내를 잘 내고 있는 셈이네요. 마님은 늙으셨어요, 늙어 빠졌다고요!” 낸시가 쏘아붙였다. 

“그래, 나도 알고 있단다. 마님이 애인과 틀어진 그때부터였지.” 톰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로 마님은 고약하고 까다로운 사람이 되어 버렸지. 맞춰 주기 힘든 매서운 사람이 되어 버린 거야.” 

“제 말이 바로 그거예요.” 낸시가 분개하며 외쳤다.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 칭찬해 주지 않으신다고요! 가족에게 돈만 필요하지 않다면 벌써 이 집을 떠났을 거예요. 하지만 언젠가는 꼭 그만둘 거예요. 반드시 그럴 거예요.” 

톰 할아버지가 고개를 저었다. 

“그 마음은 나도 잘 알아. 나도 그만두고 싶었으니까. 그게 당연한 거야. 하지만 그만두는 것이 해답은 아니란다, 얘야. 내 말을 명심해. 그게 최선은 아니야.” 톰 할아버지는 다시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낸시!” 그때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네, 마님.” 낸시는 말을 더듬으며 부리나케 집 쪽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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