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7] 지난 가을의 한강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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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의 일이다.

하늘이 맑은 어느 가을의 주말, 무턱대고 한강으로 산책을 나갔다.

카메라 하나를 어깨에 메고.

여행.jpg

그 당시, 부모님과 함께 지내던 그 집은

한강에 붙어 있었다.

집에서 걸어나오면 5분 만에 한강 산책로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한강을 따라 쭉 뻗은 산책로를 걸으며

햇살을 온 몸으로 받으며

오랜만의 여유라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하염없이 걷다가

멈춰서 셔터를 누르고

다시 걷기를 반복한다.

갈대_2.jpg

일상을 다른 눈으로 본다.

집을 오가며 보는 그 한강의 모습이

다른 감정으로 두 눈에 각인된다.

사이클을 즐기는 모습,

연인들의 다정한 산책,

반려견과 걷는 다양한 발자국들.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조각들이 한강 산책로에서

서로를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보트.jpg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마주치는 사람들을 절대 기억하지 못할거라고.

내 삶에 의미를 주었던 사람들마저 다 기억하지 못하는 내가

이렇게 스치는 인연을 기억할 리 없을 거라고.

그리고 또 생각한다.

어쩌면 잠시 마주하며 눈인사를 주고 받았던

이 사람들을

언젠가, 어딘가에서,

서로를 인지하지 못한채 다시 마주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라고.

헬리콥터.jpg

헬리콥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공중으로 오른다.

저 위에서 보는 풍경은 또 다르겠지.

땅에서 멀어질 수록,

도시는 나라의 지문처럼 독특한 어떤 향을 내뿜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 속한 사람들 하나 하나가

점점 멀어져, 하나의 피사체처럼

둥글게 인식될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나 또한 누군가의 피사체이다.

중년의 한 남자가

한 손에는 강아지의 목줄을 잡고

다른 손으로 아이의 손을 잡으며

내 곁을 스쳐 지나간다.

8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 얼굴을 막연하게나마 기억한다.

이 생각의 고리들이 빚어낸 기막힌 우연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어쩌면,

내가 누군가에게 하나의 잊혀질 피사체임을

애써 부정하려는

조악한 몸부림일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