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내일이면 한국으로 가야해."
몰디브에서 맞이하는 4일째. 우리의 신혼여행은 끝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게. 시간 정말 빠르다. 아쉽지 않아요?"
나의 질문에 모래사장을 걷던 아내는 걸음을 멈추고 바다를 지긋이 바라본다.
"언젠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이 바다. 이 산호초. 이 모래사장. 다 그대로 그때까지 기다려줄까?"
"글쎄, 모르겠어요."
몰디브는 지금도 시시각각 높아지는 해수면에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이 평화롭게 찰랑이는 얕은 파도에, 아주 조금씩 조금씩
눈에 띄지 않게 침식당한다.
"이게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아요."
아내는 속삭이듯, 마치 소원을 빌듯이 말했다.
아내의 손을 잡고, 내가 말한다.
"괜찮아요. 또 오게 될거야. 여기가 아니라면, 더 좋은 곳으로."
아내는 말없이 내 얼굴을 보고 미소짓는다.
청첩장에 직접 적어넣었던 글귀를 떠올린다.
"현실을 핑계로 소홀하지 않겠습니다."
내일이면,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간다.
거기서부터, 우리의 진짜 결혼생활이 시작된다.
꿈결같던 이 바다를 기억하자고 다짐했다.
나는 당신에게, 이런 바다가 되어주리라.
당신은 나에게 이런 해변이 되어주리라.
30년, 40년이 지난 후에
우리의 일생이
이 바다같았노라
그렇게 이야기하리라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