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15] 겨울 바다에는 얼음으로 된 가시가 돋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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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_섭지코지4.jpg


겨울에 찾아간 제주도 바다에는

얼음으로 된 가시가 돋혀 있었다.

뭔가, 잊은 것은 없냐고

나는 네가 한 짓을 모두 기억하고 있노라고

날 선 가시 끝을 들이밀며 나를 채근한다.

영하의 파도에 실려온 바람이 살갗을 스쳐 지나가면

하나 둘, 아픈 기억이 파란 바다 도화지 위로 떠오른다.

밀려오는 파도 한 번에 한 단어씩.

나는.

그때.

왜.

꾹 다문 입 안에 여러 말이 감돌다

목구멍 너머로 다시 몸을 감추고

날카로운 바람 소리에 마음 한 조각 실어 보낸다.

미안해.

그리고

행복하길.

어릴적, 세상을 잘 모르고

남에게 준 아픔이 결국

내게 남긴 상처임을 깨닫지 못했던

지난 날을 떠올리며

겨울 바다는

그렇게 해변으로

얼음으로 된 바람을 실어나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