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럴때가 있지
아침에 눈을 뜬 순간
어둑한 새벽의 공기보다 무거운
먹구름이 바닥에 잔잔히 깔리는 날.
그런 날엔 이상하게도 늦은 저녁까지 어둠이 두 다리에 붙어
좀처럼 떨어져나가질 않아
팔뚝에 들러붙어 피를 빨아대는 모기처럼
그렇게 생기를 조금씩 조금씩
빨리는 기분.
오늘 하루도 거의 끝나가는데
옥죄어오는 정장 셔츠에 목이 조여와
단추 하나 풀고나면 괜찮아질까
애꿎은 넥타이만 잡고 늘렸다 조였다 반복하는 오후.
곧 하루도 끝나갈텐데
구두 속 습기 가득한 두 발의 발가락들이
옹기종기 모여 그래도 조금만 더 힘내보자며
목에 콱 힘을 주고 바닥에 머리를 꾹 눌러대는
그런
곧 끝날
오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