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작은 사치를 부리는 늦은 오후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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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일찍 회사에 갔다가 이것저것 일을 보고 집에 돌아왔네요.

휴일인데, 영 휴일같지 않은 하루를 보내고 나니 왠지 허탈한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책 한 권 끼고, 2층 거실 리클라이너에 누워 잠깐의 사치를 부려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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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길어진 것이 참 좋습니다.

덕분에 나름 바쁜 하루를 보내고도 밝은 집을 볼 수 있네요.

책장을 넘기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책을 읽을 때가 좋은 이유가 이거예요. 잠시동안 다른걸 모두 잊고,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처럼 종이 속 텍스트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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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휴일을 맞아 원없이 낮잠을 자던 아내가 시원한 아이스 커피 한 잔을 내려줍니다.

이게 지상낙원이고, 무릉도원이죠. 뭐 멀리까지 배타고 찾으러 나설 필요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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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 난 창문 너머로 건너편 산봉우리가 살짝 살짝 고개를 내밉니다.

녹색을 보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아요. 책을 잠시 무릎 위에 내려놓고 멀리 바람에 흔들리는 초목을 멍하니 바라봅니다.

최근 며칠간 마음이 많이 어지러웠어요.

그만큼 이런 시간이 필요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일이면 다시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반복되겠죠.

서서히 어두워져 가는 창밖의 하늘이 못내 아쉽습니다.

그래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달래봅니다. 괜찮아요. 오늘, 작은 사치를 부렸거든요.

토막잠 같은 이런 일상 속 휴식이 귀중함은, 그래도 제가 열심히 달려나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요.

이번 주도 절반이 지나가네요.

주말이 되면, 이번에는 게으름 피우지 말고 어디 조용한 곳에 가서 마음껏 바람을 쐬다 올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