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글쟁이의 가장 강력한 적, '자기검열자'

kakaelin(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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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났다.

글을 쓸 수가 없다.

쓰고싶은 글은 바구니에 가득 든 일주일치 빨래같은데,

막상 글을 쓰려 책상 앞에 앉으면

턱, 하고 신호등에 걸린 차처럼 손가락이 멈춰서서 움직일 줄을 모른다.

살기위해 먹는 빵처럼 꾸역꾸역 손을 놀려보아도

그래서 글타레 하나 완성할라치면

'등록' 버튼 하나를 눈앞에 두고 또다시 정지해버린다.


겁이 많아진 탓이다.

남들의 이목이 두려운 탓이다.

내가 하는 말이,

내가 쓰는 글이,

세상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확신이 서지 않는 까닭이요,

또 나의 모자란 깊이가 부끄러워지는 까닭이다.


'슬럼프'라고 누군가 말해주었다.

나는 아니라고 고개를 젓는다.

그냥, 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내가 노력하면 되는 거라고 말한다.

그럼 다시 누군가는 고개를 젓는다.

그러다간 영영 글 못쓰고 만다고,

조금은 무책임해질 필요도 있다고.


글다운 글을 쓰지 못한지 수개월 째다.

오늘도 이렇게 취객이 토해놓은 빈대떡 같은 하소연이나 끄적여댄다.

내 안에 너무도 많은 나의 눈동자가 내 손 끝에 모인다.

그거 아니야, 그러면 안된다고, 하면서

그렇게 핀잔같은 눈동자를 하면서.


아니, 그래. 빈대떡이라도 좋고,

토해놓은 글을 호시탐탐 노리는 비둘기라도 좋다.

그냥 시원하게 뱉어내고 싶다.

눈동자에 등을 돌리고

그냥 모른체 툭, 하고 던져놓고 싶다.

그래도 될까?

나는 대체

가진것 하나 없는 주제에

무엇을 잃을까 그리도 두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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