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여행기 : TITICACA] 세계에서 가장 큰 티티카카 호수

juheepark(53)
Published in
#kr
Words
440
Reading
2 min
Listen
Play
9y

세계에서 가장 큰 티티카카 호수

IMG_0654.JPG

IMG_0644.JPG

티티카카 호수가 보이는 코파카바나에 도착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티티카카 호수의 높이는 무려 3,810m.
호수의 면적이 전라도보다 크다고 하니 가늠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 시원한 색감을 가진
티티카카 호수는 실제로 식수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마지막 페리 출발 시각이 30분도 채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다급하게 티켓을 끊고 무거운 캐리어도 맡기고 페리에 올랐다.
(태양의 섬에 하룻밤만 묵는 분들에게는 이 방법을 추천.)


'나중에 또 보자' 라는 말!

출발시간이 30분도 남지 않았다던
아저씨의 말을 그대로 믿은 난
아직 남미에 덜 적응한 게 분명했다..
(실제로 페리는 1시간 뒤에 출발했다...)

쿵쾅쿵쾅

페리 안에서 한 어린 남자아이가 뛰어다녔다.
아이의 손에는 과자가 쥐어져 있었는데,
자기만의 어떤 놀이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이는 과자를 한 손으로 다 부수었다가 바닥에 탈탈 털어버리고,
또 그걸 두 손으로 모아서 입에 넣기를 반복했다.

가만히 지켜보던 난 미간을 찌푸리며,
바닥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으..., 그건 지지! 이런 뜻이었음)

IMG_0653.JPG

아이는 그런 내게 환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런 아이에게 미안함이 들어서
"이름이 뭐야?"라고 물었고
아이는 "마치카!"라고 수줍게 답해주었다.

가방에 있는 초코바를 꺼내 마치카에게 건넸다.
마치카는 기다렸다는 듯이 과자를 받았고,
양손에 초콜릿을 다 묻혀가며 허겁지겁 먹었다.
초코바가 맛있었는지, 재미있는 세리머니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의 세리머니는 바닥을 슬라이딩하며 해맑게 웃는 거였다.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 같았다.
마치카에게는 이 작은 공간이, 커다란 놀이터였던 거다.

마치카의 부모는 태양의 섬에 들어가는 페리를 운영하며
마치카를 돌보는 듯했다.
그들은 근심가득한 표정으로
다른 페리를 타는 관광객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가의 생계가 달려 있는 페리라고 생각하자,
조금 늦게 출발해도 괜찮다는 생가이 들었다.
다행히 사람들은 한 두명씩 천천히 채워졌다.

IMG_0655.jpg

페리안에서 바라본 티티카카 호수는 드넓게 푸른 빛을 내며 빛나고 있었다.
마치카가 내 앞자리에 앉더니
손으로 호수 쪽을 가리키며 혓바닥을 샐쭉 내밀었다.

귀여운 마치카에게 내 소개를 하고 싶었다.
"Mi nombre es Lucia 내 이름은 루시아야"
마치카는 어눌하게 말을 건내는 스페인어가 신기했는지
내 볼을 쿡쿡 찌르며 "루시아! 루시아!"라고 불렀다.

마치카 보고싶음.JPG

나보다 스페인어를 훨씬 잘하는 마치카와 나눌 수 있는 대화는 많지 않았다.
(마치카는 꾸준히 말을 걸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이라곤 머털 웃음뿐...)
안되겠다 싶어 다이어리와 펜을 꺼내 마치카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에는 영 소질이 없지만 마치카를 위해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슥슥ㅡ, 몇번의 선으로 마치카 자화상이 완성됐다.

IMG_0659.JPG
(에헴, 어디볼까나...)
IMG_0660.JPG
(정녕 이게 나란 말인가..?)

마치카에게 그림을 선물했더니 너무나 사랑스런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자꾸만 보고 싶어졌다.
자동차, 배, 티티카카 호수 등 그릴 수 있는 모든 걸 그려주었다.
(그림을 못 그리는 내게 이런 용기를 준건 마치카의 어여쁜 미소덕분이었겠지!)
마치카와 즐겁게 노는 사이에 페리는 내가 머무를 섬에 도착했다.

IMG_0647.jpg

어린 마치카는 많은 사람들이 페리에서 모였다가,
다시 또 페리에서 흩어지는 이 광경을 숱하게 봐왔을 것이다.
마음 한 구석이 찡해졌다.
페리에서 내리는 마음이 무거워 마치카의 두 손을 잡고 말했다.

"Hasta luego, Machica- (나중에 또 보자, 마치카!)"

마치카는 환하게 답하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어떤 말보다 '나중에 또 보자'라는 말을 외워두길 정말 잘한 것 같다.

"Hasta Luego!"


[남미여행기 : TITICACA] 세계에서 가장 큰 티티카카 호수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