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포럼] (이광형의 미래학 향연) 젊은이들은 왜 비트코인 열기에 휩쓸렸을까

joseph2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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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 인해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숫자에 불과한 전자 표시에 2000만원까지 지불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이것은 21세기 튤립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미래의 화폐를 현재의 관점에서 판단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통된 인식은 지나치게 과열돼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 거래에 참여한 인구가 약 300만명이나 되고, 그중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어떤 이유로 그 많은 젊은이가 이런 열기에 휩쓸리게 됐는가. 우리는 이성적인 사고 작용이 아닌 것을 비이성적이라 말하고, 그것을 감성적이라 말하기도 한다. 얼마 가지 않아서 후회할 수 있는 비이성적인 의사결정은 어떻게 해서 나오는 것일까.

◆이원론(二元論)

서양의 이원론은 세상 모든 것이 서로 독립된 이질적인 두 개의 근본 원리로 돼 있다고 하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근대 철학의 시조인 르네 데카르트는 정신과 육체, 관념과 물체를 양립시키는 이원론을 주장했다. 그는 몸과 마음을 전혀 다른 실체로 분리하는 심신이원론을 생각했다. 데카르트는 인간의 주체는 사유하는 마음이며, 육체는 운동하는 연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음과 육체를 연결하는 연결고리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사람의 몸을 기계로 보고, 그 속에 영혼이 거주한다는 데카르트의 생각은 현대에도 유효한 가설이 되고 있다. 마음과 신체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오늘날에도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데, 데카르트는 이런 질문을 17세기 초에 던졌던 것이다.

동양 성리학의 기본 이론인 ‘이기이원론’은 만물의 존재가 이(理)와 기(氣) 두 요소로 이루어졌다고 설명한다. 중국 송나라의 정이는 만물이 변하는 요소인 현상태를 기(氣)로 대변하고, 불변하는 만물의 본질을 이(理)로 대변해 이기론을 완성했다. 이 이기론은 주희에게 그대로 계승돼 성리학의 중심적인 이론이 됐다. 한국의 성리학은 기본적으로 이기이원론을 수용했다. 율곡 이이(李珥)를 중심으로 하는 학파에서는 현실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존재의 현실적 요소인 ‘기’를 강조하고, 퇴계 이황(李滉)을 중심으로 하는 학파에서는 존재의 본질을 강조하는 입장에서 ‘이’를 중시했다.

◆감성과 이성의 경쟁

감성은 이성과 함께 인간의 인식 능력을 말한다. 칸트 철학에서는 우리가 대상에서 받아들이는 능력을 감성이라고 부른다. 또한 감성과 지성을 대립적인 개념으로 설정하고,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은 감성이지만 사고하는 것은 지성이라고 말했다. 감성은 욕망, 경향성 등과 같이 본능에 관련되는 특성을 포함한다. 이성은 사물을 옳게 판단하고, 진실과 허위,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성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고 동물과 구분되게 하는 것이라 말한다. 데카르트는 만인은 이성적 능력을 평등하게 갖추고 태어난다고 보았다. 칸트는 의무 혹은 당위성에 따라 결정된 것을 이성적이라고 했다. 이성이란 합리적 사고에서 도출되는 사상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본능, 감성적 욕망, 기쁨, 슬픔, 분노, 욕망, 불안 등은 비이성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인간에겐 자율적으로 자기의 의지를 결정하는 이성적 능력이 있어서, 그것에 의해 도덕적 행위가 가능하다. 인간은 이러한 이성적 명령에 따르는 행위를 하기 때문에 이성적 동물이라고 부른다.

감정은 인간의 본능과 관계되는 세계이다. 이성과 감성으로 인간의 능력을 분류하고 이성은 인간적인 것이고 감성은 동물적인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인간의 삶의 방식을 논하는 철학에서는 동물적인 감정을 억누르고 이성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근대 합리주의는 감성을 이성의 통제 밑에 두는 것을 요구했다. 감성에 사로잡혀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사람을 비정상적으로 만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윈의 진화론은 인간은 동물에서 진화해 온 동물의 일종임을 알려주었다. 인간은 동물의 속성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점진적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감정 없는 인간의 삶이란 있을 수 없으며 감정을 통해서 스스로를 조정한다. 감정은 자기 생존을 위한 중요한 심리적 작용이다. 인간의 모든 사고작용을 일으키는 뇌 속에서는 이러한 감성과 이성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까?

◆변연계의 감성과 전두엽의 이성

대뇌의 변연계는 뇌의 중앙부에 존재하는 부위로서 해마 편도체 시상부 뇌궁 등의 부분을 포함한다. 변연계는 생명 보존을 위한 본능적인 행동과 감정을 담당한다. 개체 보존을 위한 식욕과 내장 기능, 위험을 느낄 때의 불쾌감과 분노, 욕구가 충족됐을 때의 쾌감 등을 관장한다. 그리고 자율신경계의 조절 중추의 역할을 하며, 종족보존을 위한 성욕과 성기능에 관한 역할을 주재한다. 또한 생존을 위한 지식을 축적하기 위한 학습 기능에도 관여한다. 결국 변연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감성에 관련되는 일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전두엽은 대뇌의 앞쪽 부분의 피질을 지칭하며, 기억력과 사고력 등을 주관하고 다른 영역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종합 조정해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전두엽에서는 충동과 감정을 조절하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전두엽은 인간의 이성적인 사고작용을 관장한다고 볼 수 있다.

뇌의 각 영역은 각각 담당 기능이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독자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각 영역은 신경회로와 신경전달물질에 의해서 상호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심리현상은 뇌 영역의 개별적 기능이 아니라, 신경망 전체의 종합적인 활동으로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간이 위험을 느끼게 되면 변연계는 긴장하고, 이 신호는 전두엽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평상시에는 전두엽이 이성적인 사고를 관장하지만 변연계의 감성 신호는 전두엽의 사고 작용에 개입한다. 그래서 결국 우리의 뇌 속에서는 전두엽과 변연계가 경쟁적으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으며, 이것은 이성과 감성의 갈등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감성 신호가 강력할 때에는 변연계 신호가 전두엽을 압도해 이성을 마비시킨다. 변연계가 관장하는 생명 보존의 기능이 다른 기능보다 우선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생존을 위한 진화의 산물이다.

◆생존본능에 의한 감성 신호가 우선

역시 이성과 감성은 모두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 감성이 더욱 중요한 사고 작용이라 할 수 있다. 감성의 신호는 그 이유를 묻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것의 근원은 생존과 관련된 작용일 가능성이 있다. 비트코인의 열기가 너무 높다는 경고가 계속됐다. 열기에 빠진 사람의 귀에는 과열 경고가 귀에 들리지 않는다. 이성적 의사결정을 압도하는 것은 변연계의 감성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앞서 보았듯이 비트코인 투자에 참여하는 사람은 주로 젊은이라고 한다. 변연계의 신호는 생존을 위한 본능의 발현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이처럼 생존의 절박함에 직면해 있다는 뜻인가. 최근 회자되는 헬조선(지옥 같은 세상), N포세대(N가지를 포기한 세대), 비혼, 저출산 등의 단어가 떠오른다. 10%대의 청년실업률과 저소득층이 로또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다는 통계도 떠오른다. 무엇이 이렇게 우리 젊은이들의 변연계를 긴장하게 만들었단 말인가. 가슴이 아려온다.

KAIST 바이오뇌공학과 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출처] 세계일보
http://www.segye.com/newsView/20180302007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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