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서 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카페들

jongsiksong(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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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커피전문점'이 소개된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커피 전문점이 늘어나면서 다방 문화는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현대식 인테리어에 커다란 컵에 담아져서 나오는 커피 한잔은 인텔리하고 차가운 도시인의 캐릭터를 대변했던 시절도 있습니다. 지금이야 누구나 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커피 전문점의 커피지만.

처음에는 재벌의 대규모 자본 덕분에 커피 전문점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이제는 점심 식사를 하고 커피를 한잔 들고 다니는 것이 거의 의무처럼 되었습니다. 커피가 우리나라의 문화로 자리 잡은것이죠.

대형 자본을 앞세운 프랜차이즈형 커피 전문점의 폭발적 증가 외에도 개인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카페의 숫자도 정말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포화 상태라고 말이 나오는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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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통계청 공식 블로그

어떤 장사든 당연하게도 쉬운 장사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는 나름대로 손쉽게 창업할 수 있고, 어렵지 않게 운영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창업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시장이 포화 상태이든 말든 어쨌든 카페를 하나 운영하면 나름대로 라이프 스타일도 멋있다고 여겨지고, 카페를 운영하면서 다른 것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카페를 여시는 분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별다른 준비 없이, 그리고 별 힘 들이지 않고 경영할 수 있을거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카페 창업에 우려감을 갖고 있습니다. 남들이 하는 일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순 없지만 '나도 창업해볼까?'라고 말하는 주변 사람들을 살짝 말리는 입장이기는 합니다. 그런 제 우려에도 불구하고 커피전문점은 '포화상태'라는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쨌든 그런 경제적인 부분을 떠나서, 최근 이어지는 폭염을 겪다보니 카페가 올해와 같은 이상 폭염에 의외의 사회적 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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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재난안전포털에서 제공하는 무더위쉼터의 목록 중 일부. 대부분이 경로당이다.

새벽 2시에도 공기 온도가 34도를 넘고, 에어컨이 없이는 집에서 잠을 잘 수 없는 지경의 심각한 폭염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폭염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더 고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폭염에서 잠시나마 피해서 쉴 수 있도록 정부는 국가재난안전포털에서 무더위쉼터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보시다시피 대부분이 경로당 내지는 주민센터입니다. 젊은 분들에게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쉼터들입니다.

의외의 민간 부분에서 무더위 쉼터 기능을 제공한다는 걸 깨달았는데, 대표적인 곳이 우리 주변에 흔하디 흔한 카페였습니다.

현재 프랜차이즈 커피점을 비롯해서 개인이 운영하는 것 까지 합하면 커피점은 10만개가 넘습니다. 한국인은 하루평균 1.4잔의 커피를 마십니다. 1년에 400~500잔의 커피를 마시는 셈인데요.

커피점은 빵빵한 에어컨을 돌리는 덕분에 무더위 쉼터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카페가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인해서 더 북적북적하죠.

10만개의 커피숍에서 요즘처럼 더울때 하루 평균 100명의 손님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하루에 천만명의 사람들이 카페 덕분에 더위를 피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우리 일상속의 무더위 쉼터로써, 사회적 기능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혹시라도 온열병 등으로 사망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수 많은 생명을 구해내고 있는 사람이죠.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적절한 쉼터가 없다면 도서관이나 PC방 등으로 발길을 돌리기는 하겠지만 많은 숫자가 가정으로 돌아가서 에어컨 또는 선풍기로 더위를 버텨낼 공산이 큽니다. 그 사람들이 각자 집에 가서 전기를 쓰지 않고, 커피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전기 수급에도 일정 정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자가용을 끌고 다니는 것 보다 대중교통을 많이 타는게 기름 소비도 줄이고, 도로 정체도 줄이는 것과 비슷한 논리입니다.

대만은 탈원전 체제로 가면서 블랙아웃을 자주 겪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예상치를 빗나간 7%의 전력 예비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열대야를 넘어서 지옥 수준의 더위로 밤을 보내는 시민들에게 전기가 끊긴다면 그 공포는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나마 블랙아웃 없이 전력 수급이 간당간당하게나마 문제없이 유지되는 건 전국의 수 많은 카페가 무더위 쉼터 역할을 해주는 덕분이 아닌가 하고, 통계도 찾을 수 없는 뇌내망상을 해보며 글을 마칩니다.

전국의 카페 사장님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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