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중학교 동창으로, 17년간 피씨 방을 운영하다,
돌연 피씨방을 그만 두고, 1년 전의 연락을 끝으로 사라졌다 나타난 친구.
작년 말, 연락이 와서 핫라인(?)이 급히 복구 되고, 삶의 체험 현장으로
다시 돌아온 그 놈을 취조 해보는데….뭔가 이상하다…
(바둑을 좋아해, 친구들은 그를 “둑판”이라 부른다. 바둑판…)
쟈니: 참치 보내라. 당장~!!! 보낼 곳이 많다.
둑판: 뜬금없이 참치는 뭔…..쟈니, 쟈니? 안 쟈니? 오랜만에 해보는군..ㅋㅋ
오랜만!! 연락 못해서 쏘리!!
쟈니: 사고 치고 원양어선 탄 거 아니었음? 이왕이면 캔으로 보내라.
박스 채로..
둑판: 사고는 무슨… 그냥 저냥 인생살이 귀찮아서, 한동안 잠수탔다.
쟈니: 원양어선이 아니라 잠수함을 탄 거였구만…
씨부려 봐라. 뭐하고 살았는지…
둑판: 재떨이에 가래침 뱉어 놓은 거 치우면서, 이러고 살아야 되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들두만... 원래 어디 나다니는 것도 싫어 하는 성격이긴 하지만,
가게에 묶여서, 어디 가보지도 못하고, 나이 마흔 넘어서까지 결혼도 못하고….
한꺼번에 오더라. 그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삶의 허무함…
인생 무상…뭐 그런 거…
그는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전교 1등을
다투던 놈이었다.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LP판을 틀어 놓고
음악을 듣는 것이었는데, 어느 날 부친은 그것들을 싸그리 치우고,
잠 잘 자라라고 최고급 침대를 가져다 놓고, 방안에 독서실 책상을 구해 놓았다.
둑판: 아부지…침대 필요 없으니까, LP판이랑 플레이어 주이소…
그거 없으믄 공부 안됩니더.
그의 애절함은 한 방에 무시되고, 그의 스트레스는 쌓여만 갔다.
그로부터 열 흘이 지났을까, 그의 어머니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모친: 쟈니야…느그집에 둑판이 안 왔드나? 집을 나갔는데, 연락도 없고…
혹시나 느그 집에 갔는가 해서…
(방안에 이런 책상이 진짜 있었다. 직접 보고 깜놀한 소년 쟈니)
오지 않았다는 이야기에 연락오면 전하겠다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한 시간 후쯤 둑판이의 전화…
둑판: 음악도 못 듣고, 스트레스 풀 데도 없고,
LP판 달라 해도 공부만 하라하고…
짜증나서 공부고 뭐고 다 때리치우고, 나왔뿟다.
근처 XX집인데 혹시나 우리집에서 연락오믄 모른다고 해라…
새벽까지 공부를 하던 그가 부엌에 물 마시러 나왔다가,
싱크대위에 놓인 식칼을 본 순간, 눌려 있던 화가 폭발 했다고 한다.
음악 듣는 게 뭐 그리 대수라고… 음악 들으면서 스트레스 풀고
공부하겠다는데, 그게 뭐 그리 잘못된 거라고…
내가 공부만 하는 기계냐고… 그렇게 그는 식칼을 들고 방으로 가서,
침대 매트를 난도질 하고, 머리맡 침대의 나무 장식 부분에
식칼을 꽂아 놓고, 옷만 대충 챙겨서 나왔다고 한다.
서울 법대를 가서, 대한민국 검사가 되겠다던 그의 야망은,
그 날 식칼 사건으로 멀어지게 된다.
그렇게 친구집을 전전하다, 한 달 만에 LP판과 플레이어를 돌려받는
조건으로 집에 들어갔지만, 이미 그의 마음은 공부할 생각이 없었다.
나가 있으면서, 술과 담배를 배우게 되었고, 배운만큼 공부와는
담을 쌓아가고 있었다.
선생: 음…니 성적으로는 XX대 법대는 간신히 가겠는데,
거기보다 차라이 영어 쪽이 안 좋겠나?
둑판: 저도 그래 생각합니더. 생판 모르는 법보다,
그나마 잘 하는 영어파는기 좋을 듯 하네예.
(서울대 안녀~~~엉)
그렇게 지방대 법대보다, 영어영문과를 선택했고, 대학 졸업 전,
부모님께서 은퇴 후 당구장을 차리려다, 피씨방 붐을 보고,
가게를 열었는데, 이 친구가 운영을 다 해왔다. 덕분에 나도 거기서
졸업 때까지 알바 아닌 알바를 하며, 학교를 다녔다.
그렇게 그는 17년간 PC 방을 운영을…
둑판: 가게 내 놨는데, 몇 주 뒤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고,
적정선에 가게 정리 했지 뭐…그런데, 팔고 보름쯤 지나니까,
근처에 대형 피씨방이 들어오데….나야 제 때 잘 판기분이지만,
인수한 사람은…괜히 미안한 마음이…쩝…
참 알 수 없네…인생이라는 거…
자영업..그게 어디 보통일이가...
그리고, 주변 정리도 하고, 그냥 멍 때리면서, 몇 달 보냈다.
피씨방에 묶여서 젊은 시절 다 보내고, 마흔 줄 넘어서 피씨 방에서
결혼 정보회사나, 국제결혼 정보 보고 있는 내 모습이 참…
몇 번 선도 봤는데, 피씨방 했다하니까, 다들 뭔 게임 폐인으로 여기데..
직업에 귀천 없다고? 내가 보기엔 그저 말 장난이다.
그만큼 호불호가 확실한게 또 있을까 싶다. 써글...
피씨방 하면서 돈은 좀 벌었지만, 모아 두면 업그레이드 시키고,
의자 바꾸고 인테리어 새로 하고…. 한 번에 또 큰 돈 드는게
피씨 방이다 보니, 오가는 돈은 많은데, 정작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은 기대만큼 크지 않데...
어찌 저찌 해서, 지금은 부동산 쪽에서 일한다.
나름 알 부자인 사람이 부산 경남 쪽에 호텔을 인수하면서,
지배인급이 필요하다해서, 일하게 됐고, 오픈한 호텔들 오가면서,
내부 전산 시스탬 깔아주고, 전반적인 업무 봐주면서 일 하고 있다.
나름 시간도 자유롭고, 재밌네.
쟈니: 참치는 됐고, 숙박권 내놔라. 당장~!!! 스팀잇 이벤트 하게.
둑판: 뭔 밋? 니 또 이벤트 회사 다니나?
(군 제대 후 복학 전에, 잠시 이벤트 회사에 있었던 쟈니)
쟈니: 음…그게 그러니까…스팀잇이란게 말이지…가상화폐….
둑판: 어…? 안 그래도 나도 그것 때문에 연락한건데… 대림동에 아는 사람 있나?
쟈니 : 대림동이 뭐야? 먹는거야? 다짜고짜는 내 컨셉인데, 대림동?
둑판 : 내가 아는 가까운 사람 중에 서울에 살아본 사람이 너 밖에 없어서..ㅎㅎ
쟈니: 인맥이 깻잎보다 얇은 놈…그러게 피씨방에만 쳐 박혀 있지말고
사람들 좀 만나고 다니라고 그렇게 이야기 했거늘…그런데 왜 대림동?
가만...그러고 보니, 이런..나쁜쉐끼...
잠수 타다가 결국 뭔가 아쉬우니까 연락 한 거구만…
둑판: ㅎㅎㅎㅎ 꼭 뭐 그런거는 아니고…부산 함 내리 온나,
내 월급까서라도 숙박권 쥐어주께….
쟈니: 사랑한다…^^
둑판: 울 사장.. 비트코인을 좀 해 보려고 하는데, 국내 프리미엄이 너무 껴서,
외국에서 가상화폐 구매 후에 국내에서 팔려고 하거든…
울 회사에 같이 일하는 사람인데, 개인적인 아픈 사연이 좀 있는 사람이거든.
예전에 같이 사업하던 동업자가 돈 가지고 나른 후에, 대산 빚 갚는다고
고생 고생하다가, 지금 이 회사에 들어 왔는데, 이 사람이 사업수완이 좋아.
내가 입사하기 전, 이 회사와서 성과가 좋았던 모양이야.
사장이 유심히 보고 있다가, 투자처 발굴에 이 사람을 데리고 다녔고,
그가 부동산 쪽으로해서 호텔인수 사업을 제안 했는데, 그게 잘 풀리면서,
사장 신임도 얻고, 빚도 다 갚았다더군.
그리고 스 사람, 크게 기대는 안하고, 오래 전에 비트코인에 돈을 좀
넣어 둔 모양이던데, 최근 대박 터지면서, 그걸 사장이 우연히 알게
되었고, 같이 하자고 이야기 한 모양이야.
그런데, 자금이동이 쉽지가 않단 말이지…
쟈니: 해외 거래소에서 사서 국내 거래소에 옮겨서 팔면 되지 않나?
둑판: 그래도 되는데 그럴려면, 여권 인증 하고 본인 인증 등등 해야 한다고 하데…
쟈니: 하면 되지. 뭐가 문제라고…
둑판: 모르지, 큰 돈을 굴리는 사람은 표면에 나타나고 싶어하지 않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인터넷 뒤지다가, 본 건데, 대림동에 가면,
환치기를 통해서 송금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혹시나 아는 사람 없나 해서…
정식으로 하면, 거액의 경우에, 해외 자금 유출시에 신고도 해야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세무조사 들어오기도 한다는데, 그런거 다 생략하고
송금 가능한지 궁금해서, 인터넷 좀 뒤져보다 보니 저런 수법이 있네.
쟈니: 대림동, 환치기, 거액, 외환거래법?
둑판: 예를 들어, A가 대림동가서 송금액과 수수료를 주면, 환치기 업자는
중국 쪽 동업자에게 전화해서, 미리 현지에서 개설 해 놓은 A의 계좌로
돈을 입금시켜 주라고 하는거지. 한 번에 거액을 송금하기 어려우니,
환치기 업자가 만들어 놓은 수 많은 대포통장을 통해서, A의 통장에,
분산 입금 시킨다고 하네…그 자리에서 A는 중국에 미리 만들어 놓은
통장에 입금 확인 하고, 빠이빠이…
그리고 그 반대로 하면 되는...
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17042.html
(이미 딱 걸린 사례있음)
쟈니: 우와….이거 완전 112에 신고하고 포상 받아야 하는 각인데…
둑판: 뭐 인터넷 뒤지다가 본 이야기긴 한데, 왠지 거기 돈 가방 가져가면,
탈탈 털릴 듯 한 느낌같은 느낌… 장기까지 탈탈 털릴 듯 해서,
무서워서 근처도 못 가겠다. 이런거는 영화처럼 아는 사람 통해서 해야
안전 할 거 같다 싶어서, 혹시나 니가 아는 사람이 없나 해서, 연락 해 본 거임.
쟈니: 와~~~ 이거 뭔, 영화구만 영화…. 혹시나고, 역시나고,
부산 산다고 매일 회 먹냐? 서울 산다고 연예인 매일 보냐?
지금 서울도 아니지만, 서울 살 때도, 대림동 근처도 못 가봤다.
그리고 가봤다 해도, 난 그런 간땡이 달고 살아본 적이 없어서,
알아도 소개 안 시켜 준다. 부동산 해서 돈도 잘 버는 것 같구만,
뭐가 아쉬워서 더 벌자고 그런데...? 그냥 그 돈으로 스팀사서,
나 같은 피래미에게 보팅이나 넉넉하게 해주면서….
음….그러니까 이....스팀이란 게 말이지…
둑판: 나도 뭐 그런데 엮일 생각 없다. 그저 사장이 지나가듯 한번
알아보라고 해서, 피씨방 운영경력17년을 자랑하는 나의 검색 능력으로
알아 본 거지…ㅎㅎㅎ 내가 또 검색하면 한 검색 하니까…
쟈니: 검색은….된장….검사를 했었어야지…
인맥은 얇지만, 검색능력은 인정 한다. 하긴 뭐, 직장상사, 그것도 사장이
넌지시 한마디 하면 찰떡 같이 알아 듣고 일 하는 것도 능력이긴 하다만…
둑판: 가상화폐에 나도 관심 1도 없다가, 덕분에 많이 공부 해보고 있는데,
뭐 아직 까진 잘 모르겠다. 피씨방 하면서 하루 매상 신경 쓰며 살다가,
이런 느낌 못 몰랐는데,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생활도 좋네.
자질구레한 일 신경 안 쓰고, 딱 내 할 일만 하고, 퇴근하고.
철저한 Give & Take. 일 해주고 돈 받고….장가만 가면 되는데….
국내는 이미 걸렀어…
쟈니: 여자관계도 깻잎보다 얇은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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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통화한 내용이라, 며칠 전, 어떡하고 있나 다시 연락 해보니,
그 사장은 국내 거래소를 통해 코인 몇 종류를 샀고,
고점에 물려 강제 존버 중이며, 매일매일 스마트 폰으로 시세를 들여 다 보면서,
한숨만 푹푹 쉬고 있다고 한다.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었다는 같이 일하는 그 사람은 괜히 사장 눈치 보며,
외근 다니면서 피하고 있고, 사장은 가상화폐의 “가”짜만 들려도 미간에
자동 주름이 생긴다고 한다.
만약 이 친구가, 가상화폐를 한다면, 분명 내가 쳐 놓은 스팀잇을 무시하고
지나가지 않았을 거란 확신이 섰지만, 인생을 바둑처럼 사는 놈이라,
쉽게 뭔가를 말하지 않는 성격에, 스팀잇을 한다하더라도, 한 마리의
다크 탬플러가 되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다크 탬플러...안 보이는게 정상)
나름 바둑의 철학을 어릴 때부터 배워 온 친구라, 눈치도 빠르고,
조용히 움직이는 성격에, 스팀잇을 나름 파악하고, 이미 이곳(스팀잇)을
암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최근에 다시 연락을 했다.
쟈니: 다 알고 연락 했다. 스팀잇 아이디 불러봐라.
둑판: 뭐…재미있는 시스탬이두만…투자금 없이,
포스팅과 보팅으로 채굴이라…에이, 근데 알다시피 내가
뭐 글 올리고 하는 거 귀찮아라 해서…
쟈니: 해서…? 스팀 사 놓고, 보팅만 하고 다니겠지…
둑판: ㅎㅎㅎ 일도 바쁜데, 들여 다 보고 있을 시간도 없고….ㅎㅎㅎ
혹시나, 나 찾으면 스달 선물로 날려주께…ㅎㅎㅎ
쟈니: 하네.!! 딱 걸렸네..!!! 내 그럴 줄 알았지….(근데 어떻게 찾지?)
끝내 이 놈은 스팀잇에서의 정체를 털어놓지 않았다.
스팀잇의 익명성을 철저하게 즐기고 있다.
스팀잇 영업 한건 하긴 했는데, 정체를 안 밝히니, 성과 냈다고
자랑도 못 하겠고....
스팀잇에서도 여전히, 인맥이 깻잎보다 얇은 놈....
멋진 손글씨 만들어주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