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도 가상화폐 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더불어 스팀과 스팀달러의 가격도 크게 하락하면서 대부분의 스티미언 여러분들도 상실감이 크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의 암호화폐 가격등락은 실로 어마무시했던 것 같습니다. 작년 9월까지만 해도 500만원 정도 하던 비트코인의 가격이 연말에 2,6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요즘은 다시 800~90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상승이 시작되었던 작년 9월보다는 아직 훨씬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고점에서 사신 분들은 지금쯤 애간장을 녹이고 계실 듯 합니다.
스티미언분 중에서도 아마 많은 분들이 당혹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계시지 않을까 합니다. '분명히 나는 글만 써도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해서 들어왔는데, 글 하나 쓸 때마다 얼마 벌지도 못하는 것 같아 그것도 불만인데, 스팀 가격마저 떨어지다니 이거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나는 거 아니야?' 라거나 혹은, '다른 사람들은 이미 다 돈 벌었는데 나는 너무 늦게 들어와서 괜히 투자금 날리고 빈털털이 되는 거 아니야?'와 같은 생각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것이, 암호화폐라는 것이 실체가 없고 아직까지 실생활에서 쓰이는 사례가 많지 않으니 그런 불안감이 슬금슬금 드는 것도 어쩔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한 번 해보았습니다. 변혁의 시대를 사는 사람은 그 변혁의 크기를 쉽게 가늠할 수 없습니다. 설령 그러한 변혁의 단초를 만든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영향력을 다 예측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컴퓨터를 예를 들어보죠. 1943년 당시 IBM의 사장이었던 토마스 웟슨은 "컴퓨터는 기껏해야 전세계를 통털어서 다섯 대 밖에 팔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고, 빌 게이츠는 "메모리 640KB이면 모든 사람에게 충분한 용량이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합니다(아마 그 때 일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이불킥을 할지도 모릅니다ㅎㅎ). 당시 컴퓨터 산업에 몸 담고 있고, 또 그 변혁을 주도했던 사람들까지도 거대한 변화의 조류를 다 이해하기란 어렵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난 우리는 그들만큼의 노력이나 천재성 없이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컴퓨터라는 기계가 얼마나 빠르게 발전해왔고, 우리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말이죠. 그 당시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지나놓고 보면 명확히 보이고는 합니다.
또 한 가지의 특징은 새로운 변혁이 한 번에 메인스트림으로 자리 잡는 경우는 매우 희박한 것 같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대중은 처음에는 무관심했다가, 갑자기 뜨겁게 타올랐다가, 버블이 꺼지면서 비관적이 되고 있다가, 다시 서서히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그 후에 점점 생활 속에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지금은 인터넷이 없던 세월을 상상조차 하기 힘들지만, 인터넷 초기에는 사람들이 이걸 가지고 뭐를 해야 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했던 분들이 많았었죠. 그러다가 인터넷 버블로 일컬어지는 시대에 많은 사람들은 회사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면서도 인터넷 회사라는 이유만으로 묻지마 투자를 하다가 돈을 잃었습니다. 버블이 꺼지면서 인터넷 기업들은 암흑기를 지나와야 했지만, 그 이후에 기술의 발전과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 등을 거치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불과 20여 년 전 이야기입니다.
역사는 알면서도 반복됩니다. 저는 블록체인 기술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사실 블록체인의 개념은 이미 2008년에 소개 되었으나 그 당시에는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조금씩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하고 투자의 대상이 되면서 불현듯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가격이 하락하며 비관론이 다시 우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지금 물어야 할 질문은 '가상화폐의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인가'가 아닌, '블록체인은 우리의 삶을 바꿔놓을 것인가'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현재 시점에 블록체인이 어떻게 미래를 바꾸어놓을지 다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다면 지금의 시기는 오히려 반가워해야 할 시기입니다. 버블이 꺼지고 진정한 상승을 기다리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미래의 블록체인 기술은 지금과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보다 훨씬 고도화되고 체계화되고, 실제적이 될 것입니다. 또한 모든 가상화폐나 관련 서비스가 살아남지도 않을 것입니다. 옥석을 가리는 시기가 올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끝내 돈을 잃는 사람들도 분명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무조건적으로 낙관하기만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신중하게 옥석을 골라낸다면 그 옥석이 주는 보상은 지금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클 것임도 분명합니다.
어떠한 혁명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한 두 사람이 든 촛불이 작은 횃불이 되고, 햇불들이 모여서 큰 불길을 만들고 그 불길이 온 세상을 뒤덮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지금 그러한 변혁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시선은 제한되어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는 일어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차분히 신중하게 시대의 변화를 바라보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