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에서 뛰어다니다보면
유달리 유난스러운 환자들이 있다.
혈압이 괜찮다가도 금새 훅훅 올라가고
훅훅 떨어지고.
인공호흡기가 잘 작동하다가도
알람이 삑삑 요란스럽게 울리며
간호사를 급히 부르는 그런 분들 말이다.
내가 근무마다 맡는 파트에
그런분이 계신다.
한 할머니인데
내가 자꾸 보고싶으신건지
하루에도 수십번씩 알람이 울리며 부르신다.
안그래도 정신없이 바쁜데
계속해서 알람이울리면 사람인 나도
신경이 곤두서고 피곤하다.
그래서 그 알람이 울리기 시작하면
난 반갑지않다.
아니 싫다.
선생님들이 조용하고 차분한 학생을 좋아하듯
나도 있는듯 없는듯 안정적인 환자가 좋다.
여느때처럼 근무중 면회시간이 되었다.
근데 그 할머니의 손녀로 보이는 초딩정도의
애기도 엄마손을 잡고 같이왔다.
일반 성인들이 보기에도
중환자실은 낯설고 무섭다.
이리저리 붕대감고있는 환자,
시도때도없이 울려대는 알람소리.
사지가 절단되어있거나 의식없는 환자들.
하지만 그아이는 대견스럽게도
차분하게 할머니 옆에 서있었다.
면회시간이 끝나갈 무렵
그 아이가 내게 다가왔다.
"아저씨 이거 드시고 우리할머니 잘봐주세요"
고사리 같은 손에 들린 빵 한봉지.
받지않을수 없었다.
무릎을 꿇고 그 아이에게
"우와아저씨 맛있게먹고 힘내서 할머니 잘 봐드릴게요"
빵 봉지를 한손에 들고
돌아가는 한 가족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았다.
'맞다.. 저 할머니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지..'
퇴근하는 버스안에서
아까 그아이가 주었던 빵을 먹으며
깨달음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