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낭인촌
정마대전.... 마교와의 10여년간의 전쟁이후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던 무림은 현재에 이르러서는 어느정도 예전의 성세를 회복해가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오랜 전통의 구파일방과 오대세가가 자리하고 있다..
정마대전 당시 이들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지만, 백여년이라는 시간동안 그 피해를 복구하는데 온힘을 기울이면서 예전의 성세를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곳이 그런 것은 아니다. 특히 오대세가의 한축을 이루고 있던 모용세가는 정마대전에서 가주를 비롯한 핵심 전력이 마교의 함정에 빠져 몰살당하다시피 하면서 휘청일 수밖에 없었고 더욱 큰 문제는 죽은 이들과 함께 가전의 무공들이 대다수 유실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물론 비급서가 남아 있어 무공을 이어나가고는 있지만, 뛰어난 스승이 있어 직접 지도받는 것과 비급만 보고 무공을 익히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지금에 이르러서는 제대로 된 무공을 펼치는 이가 손에 꼽을 정도로 몰락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정마대전이후 그 성세를 더욱 높여가고 있는 곳이 바로 천궁이다.
천궁은 정마대전 이전까지만 해도 신비세력으로 치부되며, 그 무공이나 구성원들에 대한 뜬소문만 무수히 떠돌던 곳이었다.
그러던 것이 정마대전 당시 구파일방과 오대세가가 마교의 함정에 빠져 모용세가가 몰락하고 나머지 세력들도 몰락할뻔한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나 그들을 위기에서 구해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마교의 주력을 물리치기까지 한 곳이니 어찌보면 전 무림의 구세주라 할 만한 곳이 천궁이라 할수 있겠다.
한가지 더 눈여겨 보아야 할점은 무림을 위기에서 구해낸 천궁의 이후 행보다. 무림을 위기에서 구한 것 그 하나만으로도 무림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지만 천궁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신 다시 자신들의 은거지로 들어가 무림의 일에는 관여치 않으며 조용히 침묵할 뿐이다.
많은 무림인들이 천궁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예상한 것과는 판이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를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갔지만, 그중에서도 천궁은 무림을 지배하는 곳이 아니라 무림을 수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라는 말이 가장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무림인들이 존경의 의미를 담아 천하제일궁이라 칭하며 무림의 성지로 여기고 있었다.
다만 이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천궁의 위치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라는 것 정도.. 이전까지 베일에 쌓여있던 천궁이 태산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무림인들이 천궁을 한번이라도 살펴보고자 태산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태산의 초입에 위치에 있는 한 마을, 이곳은 50여년전까지만 해도 외따로 떨어진 민가 한두채만 터를 잡고 있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상당히 큰 규모의 마을로 성장해 가고 있는 곳이다.
그 이유는 이곳이 천하제일궁인 천궁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마지막 마을이기 때문이라 할수 있겠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명의 사람들이 천궁을 찾아오는 상황에서 태산에 오르기전 이 마을에서 잠시 쉬어가는 경우가 많아지다보니 자연스레 장사치들이 모여들어 판을 벌였고 인근 마을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지금에 이르러서는 상당히 큰 규모의 마을로 변모해가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고을의 구성원들 중 남성의 비율이 월등히 높으며, 이들 대부분이 검이나 칼등으로 무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 중 대다수가 무림인이지만 어느 단체등에 적을 두고 있지 않는 떠돌이 무인... 즉, 낭인으로 불리는 이들이며, 이로 인해 이름없던 이 마을이 낭인촌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다보니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곳이 또한 낭인촌이기도 하다.
“역시, 대도무적 형님이유... 그 잔혹한 무정검을 한방에 보내버리다니 말이오. 크크”
“큼. 무정검 따위는 한 수레로 실어와도 내 도 한 방이면 끝이지. 크하하하하...”
주변의 시선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큰 소리로 떠들며 객잔으로 들어서는 무리들을 보며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려야만 했다.
시끄러운 것도 시끄러운 것이지만, 대도무적이니 뭐니 하며 저들끼리 천하무적인냥 떠들어대는 그들은 낭인촌에 존재하는 여러 낭인들 중에서도 패거리를 이루고 있는 몇 안되는 이들로써 자신들의 눈에 조금만 거슬려도 대뜸 칼부터 휘두르고 보는 악명이 자자한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뭘! 쳐다봐... 술이나 쳐먹고 조용히 꺼져.”
대도무적이라 불리는 이에게 아부를 떨던 쥐상의 인물이 객잔내의 사람들을 쳐다보며 큰소리로 패악질을 해대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소리가 들리자마자 재빨리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앞에 놓인 술잔만 만지작 거리고 있었고 또 일부는 자리에서 서둘러 일어나 밖으로 나가버렸다. 아무리 낭인들이라지만, 자신은 혼자고 저들은 무리를 이루고 있으니 실력에 자신이 있지 않은 이상 아니꼬와도 참을 수밖에 없는 것이 오래 살아남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