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범섬이 있는 그리운 서귀포 풍경 - 이중섭 Bum Island. 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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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섬이 있는 해 질 녘 서귀포 풍경 / Seogwipo. 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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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의 깅이 (게)와 놀고 있는 아이들 그림을 보면
서귀포 바다에 두개의 섬이 있습니다.
왼쪽 섬은 섶섬(숲섬)이고 오른쪽 섬이 범섬입니다.
범섬은 멀리서 봐도 가까이서 봐도 굉장히 신비로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섬 전체가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천연보호구역이지만
개인소유 섬이기도 합니다.

아래에 시인 김춘수가 쓴 이중섭 연작시를 소개합니다.
스티밋에 이렇게 글과 사진을 올리면서
그리운 제주 바다를 두고 떠나온 마음을 달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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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동(光復洞)에서 만난 이중섭(李仲燮)은
머리에 바다를 이고 있었다.
동경(東京)에서 아내가 온다고
바다보다도 진한 빛깔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눈을 씻고 보아도
길 위에
발자욱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 뒤에 나는 또
남포동(南浦洞) 어느 찻집에서
이중섭(李仲燮)을 보았다.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
진한 어둠이 깔린 바다를
그는 한 뼘 한 뼘 지우고 있었다.
동경(東京)에서 아내는 오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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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두번이나
마굿간에서 아이를 낳고
지금 아내의 모발은 구름 위에 있다.

봄은 가고
바람은 평양에서도 동경에서도
불어오지 않는다.

바람은 울면서 지금
서귀포의 남쪽을 불고 있다.

서귀포의 남쪽
아내가 두고 간 바다,

게 한 마리 눈물 흘리며, 마굿간에서 난
두 아이를 달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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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불어라,
서귀포에는 바다가 없다.
남쪽으로 쓸리는

끝없는 갈대밭과 강아지풀과
바람아 네가 있을 뿐
서귀포에는 바다가 없다.

아내가 두고 간
부러진 두 팔과 멍든 발톱과
바람아 네가 있을 뿐

가도 가도 서귀포에는
바다가 없다.
바람아 불어라.

범섬.서귀포.제주
Bum Island. Jeju. Korea.
Photographed by Jaybi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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