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손

jangkeum(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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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버지는 기술자 이십니다.
건축쪽에서 상수도쪽에서 다방향으로 많은 기술을 가지셨었죠. 나름 능력있는 가장이셨습니다. 아주 좋은 기술로 없어서는 안될 기술을 가졌음에도 하루 13000원의 임금을 받고 일하셨다고 하십니다.

그 시절이 아마도 70~80년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제가 90년도에 태어났습니다. 작고 뽀얀 그 작은 고사리손을 가지고 제가 세상에 눈을 뜬 90년도에 햇빛을 보며 세상에 출생 신고를 한 것 입니다.

아버지가 열심히 일하시며 가정을 돌볼때 전 뛰어노는 것을 좋아했고 작은 고사리 손으로 무엇인가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거나, 연주하거나 다방향쪽으로 괜찮은 재능을 타고났었습니다.

그게 다 아버지의 영향이겠죠. 그래도 제일 잘하는 것은 노는 것과 먹는 것 이었습니다. 하지만 97년도 IMF의 시작으로 아버지가 근무하던 회사가 나라에 팔려나가고 저희 집안에도 막대한 손해와 빚이 생겼습니다. 당시의 얼마 안되는 금액도 굉장히 큰 금액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루아침에 전 제대로 된 끼니도 먹지 못하게 되었고 흔히 말해 거지가 되었던 것 입니다.

그 후로 제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생긴 버릇이 있습니다.걷다가 땅만보고 다니며 떨어진 동전이 없었는지 찾으며 매번 땅을보게 되었죠. 그러다 동전을 줍게되면 100원으로 사먹을 수 있는 분식집의 계란튀김을 먹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너무 힘들었던 시절이기에 허겁지겁 먹다가 목에 계란이 걸려 식도가 막혀 죽을뻔한 경험도 했었습니다.

그리고는 평생 안고가야 할 거북목이 되었습니다.
교정하면 차츰 괜찮아지지만 아직까지도 교정이 잘 안되는 편입니다.

공부도 재밌을 만큼 배우는 것도 제게는 즐거웠습니다. 경쟁심도 강하고 욕심도 강하여 뒤처지거나 지는 것을 싫어했기에 늘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있는 사람들에게 이길 수 없다는 현실에 너무나 억울했습니다.

그래서 전 노는 것을 더 좋아했나봅니다...

유일하게 있는 집안보다 이길 수 있던 것은
타고난 손재주였습니다. 과학경시대회때
비행기의 원리를 응용한 부메랑을 만들어 학교에서 수상을 한 경험도 있었습니다.제 자신이 손재주가 좋아 무엇이든 잘 할 것이라 생각했고 제 고사리 손을 보며 많이 아끼고 아끼고 소중하게 관리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이것은 제 지나친 생각과 오만이었습니다.

가난했던 저는 학교도 시골로 옴겨야했고 아버지는 시골에서 빚을 갚아나가며 살아오셨습니다. 많은 불화도 있었고 저 또한 아버지에게 많이 혼나며 하루하루 흔히 불량아로 살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뭐든 욕하고 대들고 화내고 공부를 잘할 수 있었음에도 처다보지도 않는 교과서는 늘 그자리에만
자리를 지켰고 놀러다니며 유일하게 학창시절에도 재능을 보이는 것은 그림그리기, 악기다루기, 경시대회였습니다. 이 고사리 손으로 학창시절 첼로와 피아노를 연주했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대표로 연주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17살의 깨달음

17살 무렵 전 스스로 판단했습니다. 부모님이 이끌어줄 수 없이 바빳기에 제 스스로가 학업에 단념해야했고 사회에 뛰어 들어야겠다며 판단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예쁘게 다저진 제 고사리 손은 기술과 노동 거친 상처와 아픔으로 노랗게 굳은살로 쌓여갔으며 더이상 제 꿈과 이상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내색하지 못하는 침묵

17살부터 아르바이트를 처음 시작하게 되었는데 처음 일한 이곳은 악덕사장이었고 전 6개월간 누군가와 말해본 적도 없이 일만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저를 벙어리라 하였고 누군가는 저를 장애인이라 하였습니다. 그저 전 현실을 깨닫고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아이였을 뿐입니다. 12시간 일하고 받는 35000원이 제게는 큰돈이고 부모님에게 조금이라도 보탤 수 있는 제 노동의 댓가였습니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전 학창시절을 후회합니다.
좀 더 열심히 할 것을 불량해지지 말았을 것을
잘사는 애들이 부모님에 대해 물으면 창피하기도 했었던 철없는 어린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흘러 현재의 전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철없던 어린시절도
이제는 과거일뿐 좋았던 손재주나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이제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모든 아픔을 짊어졌던 고사리손은 이제 쭈글쭈글하고 거친 한 남성의 손으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제 손에게 많이 미안하고 더 큰 세상을 보여주지 못한 제 자신에게 실망했었기에 스스로 단념합니다.

이제는 힘든 과거도 형편도 많이 사그라 들었습니다. 제가 부모님대신 조금만 더 고생하고 아프다면 이 형편이 조금은 빠르게 시간을 되찾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저는 이러한 부모님에게도 제 자신에게도 불만을 가지지 않습니다. 무엇을 탓하기보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더 나아진 삶을 위해 전 오늘도 최선을 옆에 두고 있습니다.

미안했고
후회했고
힘들었고
오만했던

나의 과거는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앞에서 잠들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이야기를 여러분 앞에서 묻을 수 있기에

행복합니다.

고사리 손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