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33. 박사 말년차.
모아둔 돈도 별로 없고, 직장도 뭘잡을지도 몰겠고, 논문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황.
공황장애가 생겼는지 죽을 것 같고 온몸이 아프다. 교수님의 이메일이 오는 것이 무섭고, 안 와도 무섭다.
왜 이렇게 두려울까? 불안할까?
어떤 의사분의 영상을 보면서 깨달았다.
일단. 나는 지금 정상의 범위를 너무 좁게 보고 있고, 모든 것이 성공해야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연봉 1억, 크고 화려한 도시, 깨끗한 환경, 자기 연구 할 시간도 많고, 여유도 있는 그런 직업. 이런 직업이 있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런 직업이 솔직히 어디 있을까? 없다. 없는데도 자꾸 이 정도 직업이 아니면 박사 괜히 한 것 같고, 망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졸업 하기 전에 논문 3편이 학술지에 실렸으면 한다. 이미1편은 실었다. 근데 경제학 박사 50% 이상이 졸업할 때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 없다. 이미 나는 평균보다 많은 성취를 했다. 근데 나는 3편이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1편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생각이 잘못된 결론으로 이끈는 것이다.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지만 나는 눈이 너무 높다. 예쁘고 착하고 학벌 좋고 건강하고 모든 것이 좋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근데 그런 사람이 어디 있나? 있더라고 내가 범접이라도 할 수 있을까? 근데도 계속 나는 말도 안되는 욕심을 품고 있다.
작년 11월에 간에 종양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MRI를 찍고 양성이라 괜찮다고 했다. 근데 살짝만 아프면 혹시 지난번 검사가 오진이 아니었을 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미국이라 병원도 쉽게 가 볼 수 없고, 건강염려증이 도질려고 그런다.
정상의 범주를 늘려야 된다. 피곤한 것, 조금 아픈 것, 다 정상이다. 직장은 먹고 사는데만 문제가 없으면 된다. 논문은 졸업할 정도면 되지, 모두 다 퍼블리쉬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래의 아내는 건강하고 착한 사람이면 된다. 다 인연이 다아야 하는 것이다.
욕심을 너무 부리지 말고, 정말 아닌 것만 피하면 정상의 삶을 살게된다. 정말 아닌 것은 졸업 못하는 것, 남들 때리고 범죄 저지르는 것, 사기치는 것, 등등 이런 것만 피하면 된다.
너무 이상하지 않으면 다 정상이다. 마치 엄청나게 성공을 해야 남들보다 뛰어나야 정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정상으로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