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단평] <클레어의 카메라>*

Words
192
Reading
1 min
Listen
Play
8y

보는 것에 대한 믿음의 힘과
‘사이’를 보게 하는 사진의 힘에 대하여
<클레어의 카메라>(2018)

홍상수는 불과 3년 사이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6),<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그후>(2017),<클레어의 카메라>(2018),<풀잎들>(2018),<강변호텔>(2019)(개봉일 기준)같은 일련의 영화들을 연출했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이후 그의 영화들은 일상의 진부함을 새롭게 해석해왔다. 국내외에서 그의 영화들이 보여주었던 일상성은 하나의 장르로 간주될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90년대 에 들어와서 한국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나타냈고 한국영화계에는 다양한 형식들을시도하는 새로운 영화들이 나타났다. 그 가운데 홍상수는 자신의 작가적 스타일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유지해온 몇 안되는 영화작가중 한 사람이다.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홍상수 영화는 반복과 차이의 묘미를 이어 가면서 초기작들에서 보여준 스타일을 변주하고 있다. ‘홍상수 영화는 자신의 영화를 모방한다’는 세인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소신대로 영화를 만들어 왔으며 이제 자기 표절이라는 비판을 넘어서는 경지에 이른 듯하다. 열여섯번째 장편영화 <클레어의 카메라>를 본 후 필자는 이 영화를 여전히 새롭다고 느꼈다. 그리고 영화에 대해 무엇인가를 꼭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는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고 우리에게 역설한다. 이 말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해주는 사진의 역량을 믿으라는 뜻이지만 우리가 보는 것에 대한 확신을 가지라는 말이기도 하다. 확인하지도 않은 채 자신을 재단하는 세상의 말과 태도에 계속 맞서기란 힘에 부치는 일이다. 홍상수는 매체들이 내보내는 자신을 둘러싼 혼란스러운 이미지의 범람속에서 그의 팬들에게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무엇을 볼 것인지 그리고 본 것을 정말 믿을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