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정부 규제의 무서움

jack883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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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최근 세계 크립토 시장에서 ICO는 85%나 줄어들고 STO는 두 배 정도 늘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습니다.

아직 STO 시장 규모는 ICO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퍼센티지로만 본다면 ICO가 100에서 15로 위축되는 동안 STO는 200으로 올라섰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는 그 이유를 너무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각국 정부가 나섰기 때문이지요. 그중에서도 세계 금융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슈퍼파워 미국 정부의 행보는 전 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SEC가 버티고 있는 한 ICO는 강력한 규제를 비껴나가기 어려울 것입니다.


2000년대에 한국은 세계적으로 핫한 금융 시장 하나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파생 금융시장이죠. 특히 주가지수 선물옵션 시장은 전 세계의 내노라 하는 선수들의 각축장이었습니다.

  • 주가지수 선물 거래 세계 4위
  • 주가지수 옵션 거래 세계 1위
  • 주가지수 선물옵션 종합 세계 1위

이런 명성이 좋은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때 세계를 주무르던 시장은 이제 급격히 쪼그라들어 사람들의 뇌리에서조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결정타는 2011년 '파생시장 건전화 조치'였지요.

2007~08년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애꿎은 파생거래가 지목되었고, 이후 10여 년간 정부와 일부 정치인들의 으름장은 곧 현실이 되었습니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대만의 예를 들며 심사숙고할 것을 건의하였지만 모두 묵살되다시피 했지요. 그리고 2019년에 이르니 이런 기사들이 뜹니다.

  • 파생상품시장 살리기
  • 파생상품 문턱 낮아진다

이제 '거래 위축'을 개선해 보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단언컨데 개선은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한 번 떠난 투자자와 투자기관들이 굳이 되돌아 올 이유가 없으니까요.

금융시장은 참으로 복잡하고 깊게 얽혀있는 곳인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이렇게 하면 저렇게 된다고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죠. 그러나 누군가는 그렇게 판단하고 재단해버리려 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네요.

당시 파생 시장의 폐해가 없던 것은 아닙니다. 과도한 투자와 실패로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았으니까요. 그러나 그 영역도 하나의 산업이고 여타 다른 금융이나 기술 영역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고용효과, 2차 성장 산업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혹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다'며 혹평하기도 했지요.


저는 파생시장을 둘러싼 잘잘못을 얘기하고픈 것이 아닙니다. 그냥 가장 가까운 예시니까요. 예전 투자 회사 회장님께서 한참 암호화폐 시장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 제게 해주신 조언이 있습니다.

  • 절대로 정부의 정책 방향을 간과하지 마라. 그들이 시장을 죽이려 들면 진짜로 죽일 수 있다.

신기하게도 이 말씀을 들은 시점이 지난 암호화폐 시장의 정점이었을 때더군요. 요즘들어 이 이야기를 떠올려 보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암호화폐-블록체인-분산화-탈중앙화라고 하는 것이 꼭 정부가 가는 길에 반하는 것은 아닌데..

어쨌든 이제 무엇을 하든 크립토 영역에서도 각국 정부라는 현실적인 파워를 인정하고 현명한 공존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나 봅니다. 그냥 늦은 밤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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