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운영팀 충원 이후 진행해온 프로젝트들을 하나씩 적용해 나가고 있던 시점에 소위 '스팀이 뻗고' 말았습니다. SMT를 향해 오랜 시간 달려온 스팀 블록체인이 느닷없이 사고를 일으킬 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 기특하다, 스팀 블록체인
어떻게 보면 이번 사건이야말로 3년 반이란 시간 동안 스팀 블록체인이 멈추지 않고 전진해 왔던 것이 많은 이들의 실력과 노력의 산물이었음을 알려준 것이 아닐까 합니다. 비록 물은 엎질러졌지만 원인을 찾고 복구에 애쓰고 있는 현재 모든 유저분들도 훗날 그 노력을 평가받을 시점이 있을리라 생각합니다.
하드포크 전후를 비롯해 디도스 공격 등 이런저런 일이 있을 때마다 쉬 들려오는 얘기는 한결같았습니다.
- 걱정마세요. 블록은 잘 생성되고 있답니다.
스팀 블록체인 역시 멈추지 않고 이어온 무결성(여기에 갖다 붙여도 되는 단어인지 확실치는 않습니다만) 덕분에 많은 신뢰를 얻고 있었지요. 이번 일로 흠집 아닌 흠집이 났지만 더 탄탄한 블록체인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스팀 블록체인은 이제 '에너지'
신기하게도 인터넷이 멈춘 것도 아니고 전력이 끊어진 것도 아닌데 스팀 블록체인이 멈추자 우리는 일시에 모두 바보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스팀 기반으로 실행하고 있던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는 것은 그간 스팀이 부지부식간에 에너지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죠.
스팀 블록체인의 공급이 멈추면 어떠한 일이 벌어지는지 잘 목도했으리라 봅니다. 설령 블록 생성이 멈춘다 하더라도 이번과 같은 상황을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또 하나의 예비 블록을 만들고 동시에 돌려야 하는걸까요?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POW 방식보다 효율적인 블록 생성 프로세스를 구축하려했던 DPOS 상에서 어떠한 추가 설계라도 감행해야 하는 걸까요?
이전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아니 생각할 필요도 없어 보였던 사실을 고민하게끔 합니다. 어쩌면 이번 일로 이상적으로만 생각했던 스팀의 취약 부분을 알게 되면서 땅에 한 발 디딘 느낌입니다. 스팀 블록이란 이 에너지 공급이 멈추지 않도록, 또 공급되는 이 에너지를 제대로 써먹을 수 있도록, 그래서 스팀이 공급과 수요 모두 큰 가치를 갖는 블록체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재단도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철두철미한 준비를 해나갔으면 합니다. 열심히 일을 진행해보려던 과정에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이지만 다시금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유저들은 본의를 떠나 실력을 의심해마지 않겠지요. 실력도 이 바닥에서는 신뢰의 요건이 되는 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