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steemd에 표시되는 시각은 UTC 기준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저의 계정 생성일, 즉 처음 스팀잇에 발을 들이게 된 날짜를 확인해 보니 아래와 같네요.
한국 시간으로 변환하면 UTC+9이므로 2016년 8월 21일 23:49, 그러니 막 자정이 되기 전에 계정을 생성했었나 봅니다. 자정 전이니 8월21일인 오늘이 만으로 3년이 되는 날이네요. 한국 나이로 치면 이제 네 살이 된 건가요? 오늘 만큼은 여러분들로 부터 축하 받고 싶네요. ^^
얼핏 스팀잇 계좌를 만들던 이 날 하루가 생각납니다. 2016년 당시는 새로운 일을 막 시작하던 때였고, 1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약 7개월 동안 주말과 휴일 대부분을 (비자발적으로 ㅋ) 반납해가며 죽어라 일을 해야 했던 때였습니다.
친구, 저, 그리고 막내급 직원 세 명이 한 팀처럼 움직였고, 다행히 막내 직원이 고된 업무에도 잘 버텨줘서 (정말 회사 뛰쳐나가는 건 아닌가 걱정했음) 다른건 모르겠고 여름 휴가 때 만큼은 꼭 쉬자고 다짐을 했지만, 역시나 다른 직원들은 일주일 정도 보내는 여름 휴가도 반납할 처지에 있었습니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좀 늦더라도 휴가를 떠나자, 일이 많이 남아 있으니 일주일까지는 안되고 주말에 금요일 하루를 더하여 3일을 쉬자, 그리고 우리는 무조건 외국으로 갔다 온다는 조건으로 일을 저질렀습니다. 외국으로 나가려던 이유는...
했기 때문이습니다. 휴가 시즌 목전에 다가온 시즌이라 급히 알아보니 방콕행 비행기표가 몇 장 남았을 뿐이었고, 그것도 비즈니스석 뿐이더군요. 선택의 여지도 없고 이왕 저지른거 밀어 붙이자하여 친구와 제가 막내의 휴가 경비를 최대한 서포트해주기로 하며 마무리지었죠.
저희 세 명은 목요일 오후 업무 일과를 평소보다 빨리 정리하고 죽어라 공항으로 달려가 간신히 출국 수속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자칫 수속 마감 시간을 놓칠 뻔해서 속으로 식은 땀을 흘리며 탑승장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있는데 코파시님의 연락이 온거였죠.
일명, 스팀잇 삼고초려였습니다. (당시엔 R토큰도 없었지만요) 세 번째 받은 권유라 더 이상 거절하기도 어려워 휴가를 다녀오면 곧장 가입하겠다고 약속을 드렸지요. 저에게 온 문자 메세지에는 뭔지 모를 도메인 링크가 걸려있었구요. 바로 생소했던 스팀잇 주소였습니다.
3박 5일의 짧은 휴가를 마치고 월요일 새벽 공항에 도착, 또 죽어라 엑셀을 밟으며 회사로 출근을 했습니다. 간신히 정규 출근 시간을 맞추고는 또 산더미 같은 업무를 봐야 했지요. 그 날은 특별히 기억 나는게 저희에게 아주 적대적인 몇 분께서 왠일로(평소 그 분들의 근태를 아는지라) 아침 일찍부터 저희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처음 저희에게 내뱉는 말이
자, 그날 하루가 어떻게 흘러 갔는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ㅎ 어쨌든 매우 스트레스풀하고 하드한 하루였다는 것은 맞으니까요. 여독으로 인해 평소보다 일찍(자정을 넘기지 않았으므로 '일찍임') 일과를 마치고 부랴부랴 약속대로 스팀잇에 가입을 한거였네요.
신기하게도 오늘이 가입 3년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차, 어제 예전에 했던 약속 때문에 어머니께서 종종 들르신다는 절에 한 번 가게 되었는데요. 평소 기도 같은 것은 잘 안하던 저인데 어제는 문득 기도를 하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 기도냐구요?
정말입니다. 태어나서 이런 기도를 하기는 또 처음이네요. 평일인데 왜 이렇게 신도들이 많은가 의아했는데, 수능 시험을 앞두고 크게 기도회를 하는 날이었나 봅니다. 어쨌든 온 가족 건강하게 해주세요, 하는 일 술술 잘 풀리게 해주세요.. 이런 기도도 아니고...
이런 기도를 했지 뭡니까. ㅋ (부처님이 뭐 신은 아니지만 이왕 기도하는 김에...)
많은 분들이 지쳐하시는 것 같습니다. 끝없는 스팀의 하락세에 그럴만도 하죠. 사실 3년 전 오늘 스팀잇에 가입하자 마자 투자금으로만 치자면 손실 구간으로 들어갔지요. 3~4개월 후에는 그 유명한 스팀의 암흑기에 진입하니까요.
크게 보면 이번이 세 번째 겪는 암흑기 같은데 나름 단련이 되었는지 스팀의 가격을 바라보는 마음은 그저 그러합니다. 그렇지만 여러분, MVP네 사이영상이 유력하네 하며 지금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류현진 선수를 생각해보면,
그 역시 허술한 수비와 물방망이 타선으로 온갖 승수를 날려야 했던 흑역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류현진 선수는 얼굴 찌뿌린 적 없이 담담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더군요. 그래도 한 팀이라며 웃어 넘길 줄 아는 선수였습니다. 그런 그의 마인드가 지금의 류현진을 만든게 아닐까 합니다.
지금의 스팀잇을 그 때의 한화팀이라고 넘기면 어떨까요. 어느날 스팀잇이 막강 화력의 LA 다저스처럼 되어 있을 날도 있을지 누가 압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