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4] 외국인 친구를 스팀코인판으로 영입하였습니다.

jack883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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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오늘 친구 한 명을 스팀코인판에 초대했습니다. 예전에 투자회사 소속으로 상해 법인에 파견을 나갔던 중국인 친구인데, 한국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마치고 제가 다니던 회사에 취직과 동시에 교육을 받은 후 곧장 상해로 나갔지요. 생각해 보니 한국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친구였는데 이후에도 계속 상해에 주재한 한국 기업에서만 일을 했지만 좀처럼 한국으로 여행올 여유조차 없이 지냈더군요. 상해에서는 몇 번 만났었는데, 갑자기 현지 법인을 철수하게 되는 바람에 그 이후로는 만나지 못 한채 위챗으로 얘기만 종종하며 지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친구와는 꽤 친하게 지냈네요. 중국에서 태어난 중국인이지만 한국어는 한 마디도 모른 상태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한국으로 유학을 와서 오랜기간 지내서 그런지 한국어가 거의 완벽에 가깝습니다. 완벽한 서울 말씨에 정서도 거의 한국인 급이라서 한 번은 대체 어떻게 한국어를 공부했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대답은 대학교 앞에서 오랫동안 하숙을 했는데, 마침 홀로 외롭게 지내시는 할머니가 운영하던 하숙집이었다고 합니다. 할머니께서도 많이 적적하셨는지 손녀같은 이 친구를 매일 붙잡고 얘기하면서 지냈다고 하네요. 늦가을이 되면 매년 김장을 하며 김치 담그는 방법도 배우고, 여하튼 그 할머니의 외로움이 이 친구의 한국어 실력으로 거듭난 셈이었습니다.

저희 회사 안에서 중국 투자 파트를 담당하던 직원이 있었는데, 이 친구는 매일 중국 법인의 직원들과 대화하고 통화하면서 일을 하는 것이 주업무였습니다. 한 번은 제게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 대체 누가 중국인이고 누가 한국인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뜻인고 하니, 중국 법인에는 어릴 때부터 한족 학생들과 같이 한족 학교에서만 교육을 받은 조선족 출신 직원은 외국인처럼 느껴지고, 어릴 때부터 중국말만 쓴 중국인이지만 한국으로 유학을 와 한국인과 부대끼며 살다 파견을 나간 이 직원은 한국인 같아서 자기도 일을 하면서 헷갈린다는 것이었습니다. 뭐, 제가 대답해 줄 수 있는건..

  • 조선족도 중국인이야. 국적이 그렇다는거지. 아버지가 부산사람이고 아들이 서울에서 태어났으면 그 아들은 자신을 부산사람이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서울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조선족 분들에게 '한국인이세요? 중국인이세요?'라고 물으면 당연히 '중국인'이라고 답변해. 자신들은 그 질문이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국적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하니까.

물론, 이 직원이 얘기한 맥락은 다른데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인'이라는 참으로 미묘한 얘기를 하기엔 몇 가지 바로 잡아야 할 것이 있기 때문에 그 정도 얘기만 해 주었죠. 어쨌거나 이 직원의 이야기처럼 이 친구랑 얘기를 나누다 보면 정말 생각이나 말씨 모든 것이 영락없는 한국인이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상해로 파견을 나갔지만 상해가 고향이 아니었던 이 친구에게는 제2의 고향이었던 한국을 떠나는 것이 심적으로 상당히 힘들었던 것 같았습니다. 상해 법인으로 파견을 나간다는 것을 알고 회사에 지원을 했었지만 막상 길지 않은 교육 과정이 끝나고 급작스레 모든 살림살이를 정리하며 바다를 건너야 했으니까요. 이후에도 저와는 참으로 친하게 지냈던 것 같은데, 아마 제가 이런저런 상담을 잘 받아주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파견나간 저희 회사에서는 3년 정도 근무했던 것 같고, 이후에 상해에 진출한 유명한 한국 그룹에서 일을 하다가 얼마 전까지는 한국의 모 은행 상해지점에 근무를 했던 것으로 압니다. 헌데 올 초에 저에게 뜬금없이 블록체인과 관련된 중국의 어떤 회사에 대해서 물러보길래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죠. 이야기를 들어보니, 상해에 진출해 있는 모 증권사에서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과 중국 투자자들에게 하는 설명회에서 통역을 맡게 되었는데, 그 일을 계기로 여기저기 새로운 일자리를 소개받게 되었고 그 중에 한국으로 진출을 하고자 하는 블록체인 사업을 벌이는 회사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 때 이 친구도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았습니다. 남들이 모두 투자 회사 중에서도 '은행'이 가장 안전하고 탄탄하다고 해서 그쪽으로도 옮겨 보았지만, 이 친구가 목도한 것은 나날이 발전하는 AI(인공지능) 사업이었고, 언젠가 자신이 맡고 있던 은행이라는 곳도 AI에 밀려 초라한 일자리로 전락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더란 겁니다. 그러다 몇몇 소개를 통해 알게 된 '블록체인'이란 영역이 궁금해 혹시나 하고 저에게 물어본 것인데, 제가 느닷없이 이런 대답을 해 준 것이지요.

  • 그 회사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일단 '블록체인'의 영역엔 관심을 가져보세요.

그리고 문득 이 친구가 생각이나 위챗을 두들겼더니, 마침 얼마전 은행일을 그만두고 머리를 식히며 블록체인 업체 쪽으로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앗싸, 그럼 말이죠. 스팀잇, 그리고 스팀코인판이라는 곳으로 한 번 오시죠! 저는 sct-cn 운영진에게 요청을 했습니다.

  • 블록체인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지만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중국인 친구가 있습니다. 가이드 좀 가능할까요?
  • 물론이죠, 저희는 초보자부터 함께 시작하는 프로그램이 있답니다.

덕분에 sct-cn 커뮤니티 챗방에 초대도 받아보고, 이 친구들이 어떤 가이드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는지도 일부분이나마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체계가 잘 잡혀있고 부러운 부분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한국 커뮤니티에서도 그동안 뉴비들을 위한 많은 자료와 가이드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카툰 형식의 설명도 있었고 왕왕 따라다니는 친절한 가이드 독도 있었지요. 어쩌면 우리가 그 많은 자료들을 집합시키고 체계적으로 모아두는데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 큰 반성을 했습니다.

사실 제가 이 친구에게 가입을 권하며 부탁했던 것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 XX씨, 아시겠지만 XX씨는 한국어를 거의 완벽하게 합니다. 그 도움이 꼭 필요한 부분이 두 가지 있어요.
  • 한 가지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국 커뮤니티와 중국어를 사용하는 중국 커뮤니티의 언어를 넘어선 교류입니다. 언어의 장벽은 매우 커요. 구글 번역기 같은 것을 켜두면 어느 정도 서로의 이야기들을 이해할 수 있지만 굳이 그럴 욕구나 필요가 없을 때는 한 집에 살고 있는 두 가족이나 마찬가지죠. 그 어색한 벽을 허무는데는 양쪽 언어에 능통한 사람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한 지원은 제가 해 볼 수 있을거에요.
  • 또 하나는 제가 가장 탐나는(?)건데 cn 커뮤니티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는 STEM이란 교육 프로그램이에요. 중국 커뮤니티에서는 이 STEM 교육을 응용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초심자라고 하더라도 스팀잇과 스팀코인판에서 많은 기능을 경험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배워나가는데 저는 이 방법이 중국을 넘어 한국과 다른 모든 언어권의 커뮤니티에 필요한 것이라고 보거든요. 하지만 설령 이것을 넘겨받을 수 있게 된다 하더라도 여기서 또 언어의 장벽, 그리고 체험의 장벽이 작용하게 됩니다.
  • 그러니 이제 처음부터 시작하는 XX씨가 이것을 잘 배우고 익혀두었다가 나중에 저희 한국 커뮤니티 쪽에서 배워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어주세요.

조금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그 동안 저도 운영진 입장에서 우리가 쌓아 놓고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많은 부분들을 다시금 추스리고 일으켜세워 많은 유저들이 편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또 이 친구의 도움을 크게 빌어 한국 커뮤니티와는 사뭇 다른 방향의 장점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그 동안 우리 이웃 커뮤니티의 멋진 활동을 어떻게 소개하고 어떻게 접목해 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뜻하지 않게 이 친구를 영입하게 되어 그 물꼬를 터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흐뭇해지는 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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