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내게 기념비적인 날이었어! 학교다닐 때 친구들 이후로 수 십년만에 처음으로 아주 많은 반말을 사용했거든.
많은 것을 느끼기에 충분한 날이었어. 무의식이 나름대로 압박이 있었는지 꿈도 꾸었어. 먼저 꿈 이야기 부터 할까?
꿈에 이병헌이 나와서 나한테 사람 협박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떼를 썼어.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있는데 협박을 해서 사랑을 얻으려는 거였어! 나는 아니 아니야 협박하지 말고 감동을 줘. 너는 돈도 많은데 왜 협박을 해! 하고 말했지.
아마도 반말을 내 무의식은 협박으로 인식한 건가봐. 살아왔던 방식과 완전히 어긋나니까.
우선 반말을 하면서 느낀 긍정적 느낌 그리고 그 반대의 느낌을 순서대로 써 볼께.
반말을 하니까 우선 기분이 상쾌하더라. 학교때로 돌아가서 친구들에게 말하던 것 같이 하니까 뭔가 억눌렸던 힘이 풀려나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 에너지도 힘도 더 많이 생기고 점차 용기도 더 커지는 느낌이더라. 이거 대단히 좋은 느낌이었어.
그리고 생전 처음 얼굴도 나이도 모르는 남하고 반말로 이야기 하는데 대단히 다정함을 느꼈어. 내 글에 댓글로 수고했어! 하는 말에 정말 헤어졌던 친구를 다시 만나는 느낌이었지.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렇게 다정한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고 다정한 느낌을 느낄수 있구나! 이것은 정말 잊어버린 무언가를 되찾은 느낌이었어! 사회는 점점 더 고립되어가고 각박해져 가고 방어적이 되어 가는데 이렇게 다정한 느낌을 느낄수 있다는 것은 정말 굉장한 거야. 이건 돈 주고도 못 사는 거지.
그리고 반말이 조금 편해지니까 유머가 올라오는 거야! 장난기도 올라오고, 아! 존대말이라는 형식속에서 이 유머나 장난기가 억눌러져 있었구나! 그 또한 잊어버린 것을 되찾은 느낌이었어!
사실 처음에 반말 할때 나 조금 무서웠어. 사회생활 하면서 반말해 본적도 거의 없고, 또 존대말이 나이가 많던 적던 평등하게 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사람들이 존중받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그런것들이 모두 그냥 하나의 설정에 불과했던 거야. 게다가 그 이면에는 내가 존중받고 싶은마음이, 사람들이 나를 존중하지 않고 함부로 대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있었던 거야. 그래서 존대말을 고집하며 살았던 거지.또 상대에게 미안하기도 했어. 웬지...
알고 있어, 존대말은 질서를 위해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걸. 존대말은 사람이 존중받는 느낌을 주어서 평화가 유지되게 해주고 사람간에 필요한 거리를 주어서 불필요한 충돌을 미리 예방한다는 걸, 나는 그런 장점들을 매우 사랑해왔지.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반면 반말이 주는 유머, 사랑스러움, 다정함, 상쾌하고 발랄함같은 것들은 억압되거나 잃어버렸구나 하는 생각이 한편으로 들더라. 반말을 할때의 그 젊어지는 느낌...존댓말은 정말 old 해진 느낌이야.
사실 반말도 매우 조심해서 해야 하긴 해. 반말일 때 더 쉽게 욕설로 나오거나 상대에게 강요나 압박같은 폭력성을 더 쉽게 띨수 있게 되지. 그러나 말 생활은 곧 그 사람의 정신 생활이라서 거친 말은 그 사람의 정신과 마음을 그대로 보여 주는 거라서 그런 사람들은 존대말을 써도 강요나 폭력성 말들을 안하고는 못 살지.
그리고 반말은 좀 쉽게 오바할수 있지. 존댓말에 비해 자기검열을 적게 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기분을 같이 느끼기 이전에 내 기분이나 내 감정을 우선하는 말을 우겨댈수도 있지. 자기검열이 좀 적어지는건 그다지 장점은 아닌것 같아
난 개인적으로 말이란 조각을 하는것 처럼 상대에게 맞춰서 깍고 다듬는 과정을 거쳐서 내놔야 한다고 생각해. 그래도 실수가 생기고 그래도 감정 상하게 하는 일들이 생기게 마련이니까. 말은 좋은 연장이지만 위험한 무기이기도 하거든.
반말이라고 사람을 하대하거나 깍아내리는데 쓰는 말이 아닌거지. 반말이라도 얼마든지 서로를 존중하면서 거리를 두면서 그러면서도 다정하고 따뜻하게 말할수 있는거였어.
오랜 친구처럼 다정한 반말 참 좋더라. 말이란 하나의 약속이잖아. 얼마든지 이렇게 태그하나로 새로운 약속을 하고 새로움을 경험할수 있다는거 참 좋았어.
존댓말이 사회를 늙게 만들고, 감정적 피로를 더해왔던 측면이 있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어. 조심스럽게 이런 유쾌하고 다정한 반말로 소통하는 사회도 조금씩 키워나갔으면 좋겠더라. 하지만 존댓말을 약속한 곳에서는 물론 존댓말을 해야겠지. 좋다고 생각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모든 것들을 다 통일시키려하면 그건 강요가 되고 폭력이 되는 거니까 그러면 안되겠지.
말이란 하나의 약속일 뿐이라서 이런 다정하고 유쾌한 반말에 익숙해지면 반말도 그저 말일 뿐이고 존댓말도 그저 말일 뿐이겠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처럼 , 어린아이가 옹알거리는 것 처럼...아, 존대말에 붙어있던 그 많은 의미들을 다 떼어 버리니까 참 가뿐하고 좋네.
그러고 보니 난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꼬맹이들을 만나면 참 잘 놀았는데 그 애들은 나한테 아주 쉽게 반말을 하곤 했었어. "니가 쪼끄매지면 좋겠다. 내 주머니에 넣고 다니게." 내 조카가 꼬맹이 일떄 나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지^^
수십년만에 반말하고 내 의식은 상쾌해지고 무의식은 충격을 먹었더라. 꿈을 보니까 ㅋㅋ 가즈아 태그 시작한 사람에게 존경을 표해. 정말 멋진일을 했어.
오늘도 다들 멋진 하루 되기를 기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