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립교향악단 147회 정기연주회: 끝

ioc(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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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물함에 걸려있던 파란 약복을 꺼내들었다. 마지막으로 입었던 게 올 겨울이었다. 약복착용이 의무화되어 어쩔 수 없이 입었던 것이다. 그 뒤로 약복에 대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선택적 착용으로 바뀌었다. 다시는 입지 않겠노라 다짐했는데, 어제 다시 입게 되었다. 이번엔 나의 선택으로 입은 것이니, 불편하더라도 불만은 표할 수 없다.

연주회에 초청된 병사는 우리뿐만이 아니었다. 면식은 없지만, 동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육군병사들도 연주회에 모습을 보였다.

내가 큰 것인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가 작은 것인지, 춘천시향 연말 연주회보다 규모가 작은 느낌이 없지 않았다. 아마 그때는 내가 연주회에 처음 참석하는 것이어서 오페라하우스의 규모에 압도당한 게 아닌가 싶다.

연주회장에는 아이들이 많았다. 부모님들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음악가의 꿈을 꾸는 아이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보다 엄숙한 자세로 연주회에 임했다. 나는 내 다짐과 다르게 연주회 내 꾸벅꾸벅 졸았는데, 아이들은 울지도, 떠들지도 않고 자리를 지켰다.

크리스틴 곽. 음악의 천재다. 그녀의 천재성을 인정하는 것은 바이올린 연주가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사실 음악에 무지한 나는 그녀와 오케스트라의 또 다른 바이올리니스트 구분하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3살 때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뒤로도 수없이 많은 천재성을 보여주며 세계의 대회를 휩쓸었다고 한다.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고 35번. 한 대의 바이올린을 위해 지휘자부터 오케스트라 전원이 움직인다.
한 대의 바이올린.
한 명의 천재.
크리스틴 곽.

잘 듣기는 했다마나, 이정도면 반칙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