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은 달달한 사탕과 함께 먹어야 견딜 수 있다. 그래서 만화도 본다. 사실 오랜만에 본 것도 아니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 본다. 주로 웹툰이다. '총,균,쇠' 덕분인지 술술 잘도 넘어간다. 내용이 이렇게 달고 가벼울 수 없다. 물론 모든 만화가 가볍지는 않다. 근래 보는 만화가 상당히 유치하고 단순할 뿐이다. 유치한 것도 일종의 장르다. 유치한 맛에 본다지 않는가. 나같은 놈이 소비한다. 그나저나 총균쇠와 웹툰을 병행했더니 쓸데없는 의문이 생긴다.
'총,균,쇠와 만화의 가치를 비교할 수 있을까?'
만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만화의 편을 들고 싶으나, 읽다 집어 던지고 싶은 책일지언정 '총,균,쇠'의 가치는 매우 크다. 역사가 중요한 것은 말해 입 아픈 문제이고, 이 책은 그런 인류의 역사와 변화 과정을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통찰하고 있다. 무엇이 더 가치있냐고 말한다면, '총,균,쇠'에 손을 들어주고 싶고, 무엇이 더 재밌냐고 묻는다면 '만화'라고 쌍따봉으로 외치고 싶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강의 내용 중 공리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스튜어트 밀'은 고급쾌락과 저급쾌락을 구분하고, 분석방법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쾌락이 고급쾌락이라고 한다. 마이클 샌델은 학생들에게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심슨'을 비교해서 질문한다. 어느 것이 더 재미있냐고. 학생들은 '심슨'을 더 재밌다고 답하지만, 어느 것이 더 가치있냐고 물었을 때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더 가치있다고 답변한다. 그렇다면 과연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심슨' 중 어느 것이 더 고급쾌락이라 할 수 있는가.
더 자세히 들어가면 겨우 붙어 있는 나의 정신세계가 달나라로 가버리고 말테니 여기서 이만 줄여야겠다. 궁금한 분들은 '정의란 무엇인가'를 펼쳐보시라. 일단 나는 달달한 웹툰이나 보러 가야겠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