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작은 방 안에 부서진다. 눈이 부시다. 고양이 자세로 기지개를 핀 채 창문 너머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에 천천히 정신을 가다듬는다. 부스스하게 떡진 머리로 커피부터 찾게 된다. 찬장을 여는 순간 확 풍기는 고소한 원두향에 기분이 좋아진다. 원두 봉투를 개봉하고 향을 한껏 들이마신다. 헤롱이 같지만 지나칠 수 없는 의식의 흐름이다. 샷을 내리고 우유를 데운다. 마침내 따뜻한 커피를 모금모금 홀짝이며, 고요한 아침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리추얼(ritual) : 일상에서 반복되는 일정한 행동패턴
눈부신 아침 햇살, 기름향 가득 머금은 고소한 커피향, 고요한 아침의 소리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오늘 아침의 리추얼입니다. 출근시간이 여유로워진 이후부터 알람 대신 아침 햇살에 잠이 깨곤 합니다. 이리저리 건물에 가려지다보니 온전한 햇살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일부러 블라인드를 걷어두고 삽니다. 가끔은 늘어지게 잠이나 자고 싶을 때도 있지만, 햇살을 포기하고 싶진 않습니다.
커피 한 잔 하며 한껏 게으른 아침을 보내고 나면 정신이 한결 개운해 지고 정서적으로 안정감이 생깁니다. 출근 준비 외에도 남는 시간이 있다면 온전히 자유롭게 보냅니다. 뉴스를 보기도 하고 가끔은 책을 읽기도 합니다. 배가 고프면 간단히 요기를 하고, 드물게 시간이 넉넉하다면 빨래를 시도합니다. 빨래를 성공하는 날엔 밀도 높은 하루를 보내는 기분이 들어 행복합니다. 공기가 맑으면 더할 나위 없죠.
오늘은 넉넉한 시간을 모닝스팀잇에 할애했습니다. 산적해 있는 새 글들을 느리게 훑어 봅니다. 피드는 쫓아가길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살짝 몽롱한 아침부터 스팀잇에 몰입하기엔 밀도 있는 글들이 지나치게 많네요. 나중에 다시 보려고 갈무리 해 놓았습니다. 결국 퇴근 후 밤에나 다시 꺼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퇴근 후에는 피드가 또 잔뜩 밀려있겠지만...ㅎ)
내 삶이 행복하려면 반복되는 정서적 경험이 풍요로워야 한다고 합니다. 여러가지문제연구소의 김정운 소장은 이 리추얼이 우리의 삶을 구원해 준다고 말합니다. 구원까지 바라진 않지만 일상의 리추얼에서 오는 소소한 행복을 좋아합니다. 많이 가지려 노력하는 편이구요. 아침을 예로 보여드렸지만, 사소하지만 즐거운 리추얼은 얼마든지 많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죠. 당신만의 즐거운 리추얼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어느새 출근해야 될 시간이네요. 좋은 아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