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을 사용한지 1주일이 지났다. 페이스북과 브런치를 사용하다 블록체인 기반의 스팀잇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입을 하려 했는데 가입부터 어려웠다. 영어로 된 가입페이지, 인증메일 후 확정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 확정에 따른 그 기나긴 패스워드라니...빨리 보고 싶은 마음은 접어두고 가입까지만 3일 이상 기다려야 했다.
가입 후에 글을 쓰기도 어려웠다. 어떤 글을 써야할지도 고민이 된다. 페이스북처럼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뤄도 되는지, 브런치처럼 정제된 긴 글을 써야 하는지, 암호화폐 위주로 관심있는 글을 써야할지 지금도 고민이 많이 된다. 일주일 간 30개가 넘는 글을 썼는데도 영 반응은 부족한 듯 싶다. 스팀잇에서는 아직까지는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 같은 주제가 인기가 많은 듯하다. 다양한 주제의 전문가의 글을 볼 수 있는 페이스북에 비해 초창기인 점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어 보인다.
UX와 UI측면에서도 부족하다. 글을 쓰는데도 뭔가 힘이 들고, 프로필 사진은 올리는데는 왜 그렇게 복잡한지, 리스팀을 하는 방법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태그 방식으로 구분되는 것도 익숙하진 못하다.
가입절차의 어려움, 협소한 주제의 글들, 사용성의 부족...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사람들이 스팀잇으로 옮겨가고 있을까.
확실히 글에 대한 보상은 무시 못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더욱 많은 시간을 스팀잇에 머물게 하는 확실한 효과가 있어 보인다. 이는 마치 영드 '블랙미러'가 풍자한 '별점사회'를 보는 듯하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서로에게 별점을 매기고, 그것이 가상의 신용화폐로 작용하여 개인의 별점에 따라 차를 렌트하거나 집을 살 때 금리와 값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별점이 높은 사람(스팀잇으로 보면 스팀파워가 높은 사람)이 주는 평가(보팅)은 더욱 가중치가 부여되는 사회. 스팀잇이 보여주는 미래 사회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변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역할은 정부가 아닌 사회적 영향력이 매우 큰 거대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스팀잇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지점이 있다.
첫 째, 스팀잇의 사용자 증가여부다. 스팀잇이 페이스북 정도의 가입자 확보가 가능할까? 페이스북이 암호화폐를 도입한다면 어떻게 될까? 테슬라와 BMW, 테슬라와 도요타를 비교해 사례를 들 수 있겠다. 자율주행차는 테슬라가 앞서 시작했지만 아직 대중적인 상용화에 성공하진 못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 시장에서 이미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BMW나 도요타도 곧 자율 주행차 상용화에 성공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자동차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테슬라가 위너가 될 수 있을까. 페이스북이 스팀잇처럼 암호화폐를 도입한 다면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둘 째, 동기부여 측면이다. 앞으로 스팀잇의 사용자가 많이질 경우 보상재원의 한계나 보상수준이 낮아질테고 그렇다면 보상이 주는 동기부여가 어디까지 가능할까. 인센티브와 같이 외재적 보상이 인간의 동기부여에 주는 영향은 심리학적으로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 많이 증명되었다. 보상에 따른 동기부여는 보상수준이 계속 높아지지 않는 한 지속적일 수 없다. 암호화폐에 대해 기술적 측면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인문학적 논의가 같이 필요해 지는 지점이다.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나 역시 1주일 스팀잇을 사용해 보고 사용성에 있어 많은 불편을 느끼고 있지만 스팀잇에 들어오는 시간이 길어졌고 글도 많이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 팔로워와 내가 팔로윙하는 사람이 적어서 그럴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당분간 뉴스피드는 페이스북을 통해 보고, 스팀잇에는 글을 올리는 상황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스팀잇에도 친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