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반세기를 살아 온 나이가 되었다.
내가 30년이 흐른 뒤에 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내 카페는 동네 사랑방이다.
소도시 변두리 지역에 위치한 내 커피숍은 방문하는 고객들이 다양한 계층이 다 온다.
그 중에도 카페지기인 나를 "원장님"이라고 불러주시며,
추우나 더우나 언제나 이틀이 멀다하고 오시는 할매들이 계시다.
한 이틀 서로 보지 않으면 궁금하고 심심하다고 하시며
다시 아지트에서 모이신다.
늘 메뉴는 정해져 있다.
꿀물 아메리카노다. 어르신들은 시럽을 미리 타서 드리지만 설탕을 3개씩 드려야 한다.
도데체 커피를 무슨 맛으로 드시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가끔 흉내라도 내서 한 번쯤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쉽게 용기가 나지 않는다.
어머니들의 이야기 거리는 다양하기도 하다.
정치, 경제, 연예인 이야기, 여행, 어릴적 추억 등등.
그 중 가장 흥미진진하고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는 소재는 어릴적 이야기다.
각자의 어릴적으로 돌아가서 한 분의 이야기가 나오면 그에 얽힌 자신들의 추억을 쏟아낸다.
오늘의 소재는 뱀이야기인것 같다.
서로 뱀에 얽힌 이야기를 하시느라 3시간이 훌쩍 지났다.
어느덧 서로 헤어질 시간이 되면 다음 약속을 미리 잡아 놓고는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신다.
나도 늘 문 앞까지 배웅해 드린다.
배웅한 후 어머니들 5분이 내 머리속에 한참 동안 잔상이 남는다.
딸뻘인 나에게 하대하지 않고 늘 "원장님"이라고 대우해 주시면서 자신들이 싸오신 간식거리를 나눠 주신다.
늙는다는 것은 나쁘거나 슬프지가 않다. 어떻게 나이를 들어가냐가 중요하다.
이 어르신들처럼 달콤한 "꿀 커피"를 같이 마시며
옛추억을 함께 나눌 친구들이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각자 다 다른 인생을 살아 왔지만 말이다.
각자 자기 집으로 가시는 어른들을 뒤로
건강하셔서 내 커피숍에 아주 오랫동안 오셔서 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