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녀를 처음 만난것은 4년 전이다.
나는 그 때 당시 상담대학원에 다니면서 연구소에서 수습상담원으로 수련을 받았다.
그녀도 수습상담원으로 부산에서 새벽기차를 타고 연구소에 일주일에 두 번 수련을 받기 위해서 왔다.
가장 멀리서 오는 그녀가 항상 제일 먼저 도착해서는 연구소 근처에서 유명한 메론빵집을 들러서 10여명의 동기들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의 빵을 사오곤 했다.
1년을 수련을 받은 우리는 전문 상담사를 취득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자리를 잡아갔다.
그녀는 원래도 상담센터를 운영하는 센터장으로 부산지역에서는 상담사로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연히 지인들 카톡사진을 보다가 결혼 18주년! 이라는 제목뒤에 웃는 그녀의 영정 사진에 내
시선이 머무르게 되었다.
각자의 자리에 흩어진 이후에 우리는 카톡사진이나 보면서 잘 지내는지 아는 정도로
서로 연락은 하지 않고 지냈다.
그녀와 나는 결혼 연차도 비슷했고 아이의 나이도 그리고 실제 나이도 나보다 1살 위로
친구처럼 느꼈었다.
영정 사진을 보니 '결혼 18주년! 이제는 아픔 없는 곳에서 편하게 쉬시길...' 이라고 되어 있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 거렸다.
알 수 없는 아픔이 밀려왔다.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불과 몇년 전에도 같이 인간에 대해서 고민하고 상담일지를 같이 적지 않았는가...
전화기를 들었다.
제발 받아라. 제발...
신호음이 계속 울렸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전화벨이 한참을 울린 뒤에 "여보세요" 굵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죽었구나! 돌아가셨어'
남자분께 "몇년전에 선생님과 같이 공부를 했던 사람인데 선생님께 무슨 일이 있나요?"라고 물었다.
내 음성은 떨리고 있었고 울먹이고 있었다.
전화기 넘어로 "작년 10월에 암으로 영면하셨습니다."
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남편분도 말씀이 없었다.
어떻게 전화를 끊어야 할지도 모르겠었다.
한참의 침묵 끝에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뒤 끊었다.
뭐가 감사한지...
그녀의 장례를 치뤄줘서 감사한지...
아직도 전화기를 없애지 않아서...
그녀가 떠난 이후에도 결혼 기념일을 잊지 않고 카톡에 사진을 올려줘서...
아무튼 난 그말 밖에는 못하고 전화기를 끊었다.
어떤 암이었는지, 투병 기간이 길었는지, 많이 아파 했는지... 등등 아무 것도 묻지 못했다.
죽으면 한줌의 흙이 되고 말것을...
사는 동안 얼마나 가열차게 살아 왔고 살아 내고 있는지...
좋은 곳에 잘 가셨으리라 믿는다. 반세기동안 자~알 살다 가셨으니 말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 따뜻한 봄이 오길...
그녀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내가 살아가는 동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돌아보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