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쑥스러운 결혼 고백을 듣고 나서 저희는 구체적으로 언제 결혼할지, 그리고 결혼 전 양가 부모님의 상견례는 어떻게 할지 그리고 결혼식은 한국에서 할지 미국에서 할지, 결혼식 스타일은 어떻게.. 모든 것들이 산넘어 산이였어요. 그래도 기쁜마음으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결 해 갔답니다.
남편의 고백 비하인드 스토리?
아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 남편은 현재 미국 군인으로서 군복무 중이에요. 그런데 그 당시 남편에게 갑자기 파명명령이 떨어지는 바람에 10개월 동안 휴가한번 없이 중동지역으로 파병을 가서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 생겼어요. 이때 남편은 파병을 가면 10개월 동안 붙잡혀 있어야 하니 그전에 저를 붙잡고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나봐요 >.< 그래서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제게 그렇게 고백아닌 고백을 했대요. 너무 허술한 고백이였지만 저는 그 사실이 너무 반가운나머지 예쑤! 했답니다ㅎ
요즘에는 결혼하고나서 처음 부부로 한 집에 같이 살게될때 맞이하는 상대방의 색다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서로 맞춰주기 힘들어 이혼을 결심하는 부부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결혼 전 먼저 동거를 몇개월 해보고 그래도 맞는다 싶으면 결혼식을 올리고, 아니면 결혼식을 올리고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얼마동안 살아보고 혼인신고 하는 추세라 하더라구요. 무튼 혼인신고를 하고나서 (그러면 안되겠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이혼이란 결심을 하게되면 제 이름에 좋지 않은 기록이 남기 때문에 다들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게 바로 혼인신고이지요.
저는요? 거꾸로 결혼식에 앞서 혼인신고 먼저 했답니다 >.< 국제결혼이라는 것이 그냥 결혼하고 혼인신고하면 땡이 아니라 여러가지 복잡한 서류가 오가서 승인이 나야하고, 혼인신고를 한 후에도 여러 절차를 밟아 제가 그린카드를 받아야지만 미국에서 정당하게 살 권리가 생기는 것이더라구요. 그렇기 때문에 '떨어져 있는 동안 혼인신고를 하고나서 그린카드 절차를 밟자' 라고 결론을 지었어요.
최첨단시대에 태어난 것을 감사하며...
막상 이런저런 이야기를 남편과 주고받았지만 제일 중요한 결혼식 이야기는 양가 부모님이 하셔야 속도가 팍팍팍 진행될 터인데 어떻게 상견례를 하지... 깊은 고민에 빠졌어요. 저희 부모님이 미국을 들어가셔도, 미국에서 시부모님이 한국으로 나오셔도 아직 결혼전 이기에 양쪽에 부담을 줄 것이 분명했어요. 그래도 전화통화로 목소리만 듣고 인사하자니 그것도 아닌것 같고.. 그래서 결국은 컴퓨터 앞에 앉아 영상통화로 진행 했답니다 >.< 실제로 만나시진 못했지만 그래도 양가 부모님께서 양복을 차려 입으시고 컴퓨터 카메라 앞에 앉아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셨지요 >.< 상상해보시면... 참 재미있죠?? ㅎㅎㅎ 그래도 그것이 저희에겐 최선의 방법이였어요. 그렇게 해서 이야기가 잘 진행이 되었고, 결혼식은 한국에서 하는걸로 마무리가 되었답니다.
혼인신고는 크리스마스이브! 너로 정했다!
남편과 저는 부모님의 허락도 받았겠다 일사천리로 이제 일을 진행하자 싶어 각자에게 필요한 혼인신고 서류를 빠르게 잘 정리하였고,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하기위해 남편은 모든서류와 여권을 동봉하여 제게 택배로 보내주었어요. 그걸 받고 모든 서류를 잘 정리한 저는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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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우울해지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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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보통은 결혼식 올리고나서 부부가 나란히 손잡고 동사무소를 방문해 서류를 제출하며
"자 우리 이제 정말 공식 부부다!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 여보~~~~~chu chu >3<~~~~"
이래야 하는데 저는 혼자 서류봉투 달랑달랑 들고가서
"혼인신고할게요." 하면...
너무.... 슬픈 그림 이잖아유 ㅠ.ㅠ
그래서 저는 기왕 이렇게 슬픈 혼인신고를 할거 날짜나 좋게 잡아보자 하고 고민했어요. 그때가 12월 달이였는데 언제가 가장 핫한 날일까? 하다가 크리스마스~?! 동사무소에 바로 전화해서 물어봤어요. 혹시 혼인신고 크리스마스에 할수있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날 문 닫는다하더라구요. 또르르..... 그래서 조금 아쉬웠지만 크리스마스 이브로 결혼기념일을 정했어요!
역시 나의 엄마 아빠!
2015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당일. 저는 일어나서 씻고 동사무소에 혼인신고를 하러 가기위해 준비를 했어요. 조금 슬프긴 하지만 다른 초이스가 없는 저희에게는 이것이 최 우선이였고 남편도 그때 당시 함께 가주지 못해 많이 미안해했기에 별로 슬픈티를 내고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부모님을 속일 수 있는 자식은 없나봐요. 부모님께서는 혼자 털래털래 가서 혼인신고 할 딸이, 그리고 어두운 그림자를 띄며 나갈 준비하고있는 딸이 또 안쓰러웠는지 이렇게 미리 준비를 다 끝내시고 절 기다리고 계시는 거 아니겠어요 >.< 부모님께 너무 너무 감사했어요. 결국 저는 부모님이 지켜보는가운데 행복하게 혼인신고 서류를 제출했답니다! 이렇게 해서 새드엔딩으로 끝날 줄 알았던 저의 혼인신고가 부모님 덕분에 해피엔딩으로 잘마무리 되었어요 >.<
혹시 여러분들도 결혼준비할 때 남들과는 좀 다른 에피소드들이 있나요? ㅎㅎㅎ 결혼한지 얼마 안된 새댁이지만 이렇게 스티밋 덕분에 옛 추억 떠올려보니 새록새록 그때의 감정도 살아나는 것 같네요. 다음 포스팅에는.. 제 인생의 가장 절망적이였던 탈모 이야기를 한번 꺼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