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긱들이라면 아침에 일어나 에스프레소 한잔을 이리 내려먹는 환경이 얼마나 사치스러운지 잘 이해할 거다. 돌이켜 보면 내 주제에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는가 싶지만, 취향에 맞지 않는 커피를 억지로 마시기엔 너무 짧은 것이 인생이다.
벌써 이녀석을 가진지 몇 년이 지난 것 같다. 이름에서 처럼 포르쉐의 "스피드스터"를 닮은 녀석이다. 사실 당시 유명한 미국 커피긱 마크 프린스의 첫 스피드스터 게시물을 보고 당시엔 빈티지해져버린 그 머신의 매력에 젖어 들었던 것이 처음이다. 구입 직후엔 이런저런 튜닝으로 머신을 혹사시키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저 아무런 생각 없이 아날로그 기어를 닮은 레버를 덜컥하고 내릴 뿐이다. 그런데 그래도 훌륭하다.
아마 100년은 더 가지고 있어도 될 것 같다. 커피에서도 첨단 머신과 장비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겠지만 그래도 세월이 가치를 더해줄 만한 그런 매력이 있는 녀석이다.
커피가 취미가 되었다가, 일도 되었다가 이젠 생활이 되었다. 집에서 마시는 커피지만, 아마도 이대로 가면 죽기 전엔 커피가 인생이었다고 말해도 아주 부끄럽진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