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福 있어야 산다.
예전에 - 산바우~라 불리는 사람이 있었단다. 본명은 장산암(張 山岩)이다.
허우대 멀끔하고 기운쎄고 부지런했으나 살림은 궁색했다. 막말로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했다. 똥구멍이 찢어진다는 말을 쉽게 해석하자면 먹고사는 게 너무 부실하여 초근목피로 연명하다 보니 먹을 풀뿌리 나무뿌리가 뱃속에서 똥이 되어 나올 때 딱딱히 굳어 된 똥을 누면 똥구멍이 찢어져 피가 나오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도대체가 일은 열심히 하건만 집안에 궁기는 떠나질 않으니 참 귀신도 곡할 노릇이고 산바우 본인도 죽을 맛이다.
"이보게, 산 바우 좀 쉬엄쉬엄하게나..."
"이 보게나, 산 나무 그늘이 자네 얼굴 좀 보자 하네, 이 복 다름에 살줄 만 알지 죽을 줄은 모르는가?"
동네 사람들의 타이름도 무시한 체 일만 하다가, 덜 컥 병이 들어 병든지 삼 일 만에 세상을 떴다, 죽은 육신을 땅에 두고 저승에 간 산암은 염라대왕 앞에서 대성통곡하며 서럽게 울었다.
<염라대왕님 어찌 이러실 수 있습니까? 제가 밤을 낮 삼아 이 두 손을 쇠스랑 삼아 일하는 걸 내려다 보시지도 않았습니까? 제가 불쌍치도 않습니까? 장가도 못 간 놈, 이리 빨리 불러올리면 어쩝니까? 대왕님...>
하고 땅을 치며 울어대니 염라대왕도 미안했던지...
"이놈아 봐라! 네놈 팔자가 거지 팔자가 아니냐? 응! 팔자가 거진데, 부지런 떨면 뭐하고 설친다고 쪽박신세 어디로 가겠냐?!"
<그래도 그렇지 해도 너무 하십니다. 제가 기운이 없습니까? 얼굴이 못났습니까? 어찌 저한테 거지 팔자에 쪽박신세를 엥깁니까요? 너무 합니다. 정말 너무 하십니다.>
이러고 울어대니, 염라대왕 도 어쩔 줄 몰라 전전 반측 질서가 없는데, 염라대왕도 각시는 있었던지 대왕 옆에 있는 여왕이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저~ 차돌이 복이라도 잠시 빌려줘서 내려보내지요..."한다. 대왕도 여왕의 말이 그럴싸했던지...
<야~이놈아 시끄럽다. 차돌이 복을 줄 테니 그거 가지고 가 잘 처먹고 잘 살다 오너라. 올 때는 차돌이한테 그 복 꼭 돌려주고 오너라~>
이래서 죽은 산암(산바우)은 혼령이 돌아와 죽음에서 깨어났고 염라대왕의 말대로 빌려 받은 차돌이 복 때문인지 나날이 살림이 늘어 부자가 됐다.
<장산암>은 어느 날 길을 가던 중에 부서진 마차 밑에서 아이 우는 소릴 듣고 마차 밑을 살펴보니 웬 거지 여인이 검불 더미 속에서 아이를 낳아 젖을 먹이며 달래고 있었다.
"차돌아~ 차돌아 울지 마라 차돌아 네 복 있으면 잘 산다. 네 복 있으면 잘 살 테니 울지 마라~아가야..."
장 산암은 깜짝 놀랐다. 저 차돌이, 차신이 빌려온 복이 저 차돌의 복이 아니던가? 제 복은 남에게 주고 정작 자신은 복이 없어 거지 여인의 몸에서 태어났구나!
장 산암은 자신이 누리는 부가 저 차돌의 복 때문이라는 이 엄연한 하늘의 섭리 앞에 무서움을 느꼈다.
<그래 돌려줘야지... 갚아야 한다.>
산암은 거지 여인과 아이를 데려갔다. 훗날 거지 여인은 산암의 부인이 되고 아이는 아들 삼아, 부의 복과 인간의 복을 함께 누렸다고 한다.
ps. 어렸을 적 지지리도 어렵던 본인(필자)의 모친께서는 위의 이야기를 교훈처럼 말씀하시며 희망을 가지도록 하셨다. 이 차돌의 글을 읽는 모든 분 들 께서도 희망을 가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