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나고 서울을 방황하던 때였다.
지하철로 이동하는 시간이 아까워 수첩을 펴고 단어를 외는데 어떤 할배가 기특하다며 영어공부냐고, 자기도 영어 조금 할줄 안다고 읽어보려고 했다.
한참 끙끙거리더니 못읽음. 멋쩍게 웃으면서 단어가 어려운거라고 했다.
아닌데요? 걍 숫잔데요?
영어로 완 투 쓰리 아녀
아닌데요? 이거 라틴언데요?
?????? 그게 뭐시여?
학술언어요
????? 그걸 왜함?
원서볼때 불편해서요
그리고 서로의 이해의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할배는 침묵하고 말았다
- 이미 이 일기를 쓸때 이 사건은 과거 시점의 일이었다
- 내가 라틴어책을 들고 다닌적이 있어?!(기억에서 증발함)
- 내가 라틴어를 할 줄 안다고?!?!?!?!?
- 다른건 기억 안 나는데 저 할아버지가 "뭐지 이 병신은"하고 날 물끄러미 쳐다보던건 확실히 기억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