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없던 질문을 발굴하는 능력
"글쓰기로 표현하고 글쓰기로 질문하라. 그리고 글쓰기로 답을 찾으라. 글쓰기보다 더 유용한 도구가 어디 있을까. 무엇이든 글쓰기로 표현하면 무엇이든 요리할 수 있다."
글쓰기와 책 쓰기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나요?
프란시스 베이컨에 따르면 독서는 풍성한 사람을 만들고 토론은 준비된 사람을 만들고 글쓰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답은 인공지능에게 내라고 하면 된다. 질문이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든다. 이전에 없던 질문을 발굴하는 능력을 기르라."
AI 시대, 정답보다 문제 찾는 '질문력' 길러야(김세영, 조선일보, 2017.07.03.)
인공지능(AI) 시대를 앞두고 교육계가 '질문'의 힘에 주목하고 있다. 2020년까지 전 세계 직업 중 710만 개가 사라지고 AI와 같은 신기술이 그 자리를 채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시점에 기계가 갖추지 못한 인간의 역량으로 거론되는 것이 창의력이다. 전문가들은 창의력을 키울 방법으로 질문력을 주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은 선진국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으로 빠르게 발전했다. 그러나 이젠 방대한 인구와 저렴한 노동력을 앞세운 국가들이 새로운 패스트 팔로워가 됐다. 한국이 살아남는 길은, 새 항로를 개척해 수익을 올리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 3월부터 서울대 자연과학대가 진행 중인 '교육 개혁 프로젝트'에 참가한 교수들의 생각이다. 프로젝트 총 책임자인 유재준 교수를 포함한 교수 13명은 강의 내용을 토씨 하나 안 놓치고 달달 외우는 서울대생들을 보면서 '이래선 안 된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대학원생도 시킨 일은 잘하는데, 자기만의 연구 주제를 찾지 못했다. 중지(衆志)를 모으다 보니 '기존 지식을 이해하는 데 그쳐선 좋은 연구를 하는 데 필요한 창의력이 나오기 어렵다. 질문하는 법부터 가르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유 교수는 "정답은 AI가 찾으면 된다. 인간에겐 정답 찾는 능력이 아니라 '문제 찾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다. 새로운 논제를 발견하려면 끊임없이 다각도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했다.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교수들은 자신이 맡은 교양·전공 강의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의 질문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 1학기에 질문 및 토론 수업을 시작한 최선호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자기만의 언어가 없는 학생은 창의적 연구를 하기 어렵다. 질문·토론을 통해 스스로 생각을 전개하고 문제 찾아내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초·중·고교에서도 경직된 교실 분위기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김경오 성남 백현중 수석교사는 교실에 '질문 전용 칠판'을 마련했다. 수업 중 아이들이 한 질문 가운데 다 같이 생각해 볼 만한 것을 골라 적고, 수업 후에도 언제든 궁금증이 생기면 포스트잇을 붙일 수 있게 했다. 김 교사는 "수업 중 나온 질문에 대해 함께 얘기하고 이를 내신 평가에 연결했더니 아이들의 몰입도와 이해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허용회 용인 소명고 국어 교사도 수업 중 질문을 최대한 활용한다. 예컨대 주제가 의사소통이라면 ▲친하지 않은 사람과 잘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미 형성된 무리에 끼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등 학생이 생활에서 자주 접할 만한 사례 위주로 질문하면서 흥미를 높인다. 책을 보여주고 '표지에 왜 빨강을 썼을까'(책 디자이너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 '제목은 왜 이렇게 정했을까'(책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법) 등을 묻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