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기묘한 아이

hwangmadam(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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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백일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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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자라서.. 돌 즈음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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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묘하게..
생년월일도, 이름도.. 두 개. 인 아이였다.

생년월일은..
큰 아버지가 출생 신고를 잘못 하시는 바람에..
실제와 호적이 달랐고..

(무려 1년에.. 1달 하고도 2일이 차이 난다;;;)

나중에 부모님이 호적을 정정해 주시기도 했는데..
어느 쪽이 진짜인지는.. 비밀로 하겠다! ㅋ

이름도..
호적 상의 이름과 집에서 불리던 이름이 달랐는데..

할머니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친척들은..
(지금까지도!!) 호적 상의 내 이름을 모른다. ㅋㅋㅋ

나리.

집에서 불리던 내 이름이었는데..
어릴 적에 나는 이 이름이 끔찍하게도 싫었었고..
호적 상의 정식 이름이 따로 있음에.. 감사했다.

이유인즉슨..

너무도 흔한.. ‘윤정’ 이라는 호적상의 내 이름도
딱히 마음에 드는 건 아니었지만...

“나리 나리 개나리~” 부터..
“나리 나리 사또나리~” 까지..

‘나리’ 라는 이름은 너무나도 쉽게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호적 이름을 몰라주는
친척들이 원망스러웠고..

아무리 내가 ‘나리’가 아님을 강변해도..
매번 도돌이표.
‘나리’로 돌아가 버리는 친척들이 미웠다.

그런데 학교에 입학을 하고..
나이가 들면서, 친척들을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자..

오히려 내 주변에서는..
나리. 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이 없어졌고..

그렇게 꽤나 오랜 시간동안 나는..
나리. 라는 이름을 잊고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다가.. 올 연초에..
남동생이 허리 디스크 수술을 하게 되면서..

연로하신 아버지가 제사를 지내러 혼자 고향에..
어떻게 가시나..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는 시내 운전은 지금도 잘 하고 다니시지만,
어느 순간부터 고속도로 운전은 자신 없어 하시며..
남동생을 기사로 대동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셨다.

그리고 보통 명절에는.. 아버지와 남동생이..
선산부터.. 아주 넓어진 집성촌 친척들의 집을
한바퀴. 선물을 사들고.. 크게 순례를 해왔다.)

내가 운전 기사를 자청하여..
아버지를 모시고.. 정말 거의 30년 만에..
고향 친척들을 대거 만나 뵙고 왔는데...

거기서 나는.. 다시 ‘나리’가 되었고..
이제는 그게.. 참으로 정겹고, 그립고, 좋았다. ^^

두 개의 내가.. 온전히 하나의 나로 합체되는 순간.
그런 느낌이.. 짜릿! 했다.

조만간.. 요양원에 계신..
외할머니도 만나뵙고 와야겠다.

“아이고~ 우리 나리 왔네~” 하는..
외할머니의 밝은 목소리가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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