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티의 회의 시리즈] 1. 회의가 조직의 활력을 좌우한다 : https://steemit.com/kr/@huti/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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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 실무 준비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다.
고백하면, 나 역시 그럴 때가 많았다.
하지만 회의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다.
사람이 일하는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이 사람을 만든다는 거꾸로 된 인식을 하곤 한다.
그러다 보면, 일하는 주체가 준비도 없이 억지로 일을 떠맡는 식으로 진행이 되고, 회의 참가자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주기는커녕 지루하고 힘 빠지는 회의가 된다.
사람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무슨 말일까? 그것은 순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중심을 의미한다. 사람을 중심에 두고 실무를 푸는 방식으로 회의를 고민하라는 의미이다. 회의 문서에 안건을 쓰는 행위를 중심적으로 고민하지 말고, 회의 참가자들이 회의 전에 고민을 높일 수 있도록 안건을 공유하고 사전에 대화를 어떻게 나눌지 고민하라는 뜻이다. 회의 장소와 회의 진행 방식도 진행자 중심에서 고민할 것이 아니라 참가자의 의지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인지 따져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1) 안건 공유와 사전 논의
안건에 대해 회의 참가자들이 미리 고민할 수 있게 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안건에 대해 사전 공유도 받지 못하고, 아무런 고민 없이 회의에 들어온 사람이 안건을 즉각 이해하고 회의에 적극성과 창의성을 즉시 쏟기는 어렵다. 그러다 보면, 회의 시간은 길어지고, 회의의 질은 떨어진다. 나아가 그것은 예외 없이 민주적 의사 결정을 방해한다.
그렇다면 안건 공유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단체 문자를 보내는 방법을 선택한다. 하지만 단체 문자를 보고 안건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신이 맡은 일에 쫓기는 참가자들에게 단체 문자는 회의를 인지하게 하는 정도의 역할만 할 뿐이다.
어느 날, "회의만 잘해도 사업은 성공한다."고 말했던 선배가 핸드폰의 병폐에 대해 말했다. 그 선배는 핸드폰이 대중화되면서부터 간부들이 편의주의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에 회의를 소집하기 위해서는 학생회실을 돌아다니며 회의 안건을 공유해야 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런데 핸드폰이 생기고 나서는 단체 문자로 회의를 공지하기만 하면 회의 소집 의무를 다했다고 여기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것이 그의 문제의식이었다. 그의 문제의식대로 우리가 발달된 통신 기술에 의존해 편하게 사람을 소집하는 것은 아닌지 돌이킬 필요가 있다.
회의를 통해 구현해야 하는 건 형식적 민주주의를 넘어 선 실질적 민주주의이다. 회의에 모이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회원들이 회의에서 주인 입장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를 이루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은 사람을 만나 안건을 전달하면서 안건에 대해 사전 논의를 하는 것이다. 얼굴을 맞대면, 회의를 대하는 온도가 확연히 달라진다. 그리고 회의를 준비하는 사람의 절박성이 전달되면서 무심코 회의에 참여했던 사람도 저절로 고민이 생긴다. 특히, 중요한 사업에 대한 논의가 있거나 어느 특정 인물에게 중요한 역할을 맡겨야 하는 회의라면 반드시 회의 전에 참가자들을 만나서 깊은 얘기를 많이 나눠봐야 한다.
사전 논의가 많을수록 회의는 짧고 굵어진다. 회의는 길고 지루한 회의보다 짧지만, 생각과 결심이 모이는 회의가 좋다. 회의를 준비하는 사람도 바쁜 사람인데 사람을 만나면서 안건을 전달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의문을 품는 사람들에게 우선은 체계를 세우라고 조언하고 싶다. 리더가 중간 간부들에게 안건을 세밀히 설명하고, 중간 간부들이 다른 참가자들을 찾아가서 안건을 설명하는 체계가 잘 갖춰지면 큰 회의에서도 모든 사람을 사전에 만나는 게 가능하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 사람을 만나서 사전 논의를 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직접 사람을 만나 안건을 전하면 좋겠지만, 정 바쁘고 여유가 없다면, 메일, 메신저, 전화 통화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서 참가자들과 소통을 하길 권장한다.
(2) 안건 준비
안건은 커다란 틀로 분류하는 것이 좋다. 단체나 회의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공유 안건, 보고 안건, 논의 안건, 기타 안건 순으로 회의를 진행한다.
■ 공유 안건
공유 안건은 생활 나눔(안부), 새로운 사람 소개, 대표자 발언, 상위 회의 결과 공유, 조직 이슈 공유, 프로젝트 결과 발표 등이 있으며, 회의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규모가 큰 회의는 문화 공연으로 회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도 하며, 때에 따라서는 중요한 사안(안건)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이 배치되기도 한다.
■ 보고 안건
보고 안건에서는 사업 진행 과정을 보고한다. 주로 리더가 조직 전체의 성과와 한계를 보고하고, 주요 역할을 맡았던 사람이 과업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보고한다. 규모가 작은 회의에서는 모든 참가자가 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을 보고하며 격려 혹은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 논의 안건
논의 안건은 새로운 사업이나 프로젝트, 기존 사업의 개선점, 조직 체계의 개선점 등 조직 구성원이 토론자로 참여할 수 있는 안건이다. 구성원들의 지혜를 모아 의사 결정을 하고, 결정에 맞는 역할을 잘 배분하는 것이 핵심이며, 회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 기타 안건
회의를 하다 보면, 빠진 안건이 뒤늦게 생각나는 경우도 있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안건을 누군가가 그 자리에서 발의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위해서 기타 안건 자리를 비워 두는 것이 좋다.
(3) 내용 준비
안건을 잘 준비하더라도 내용이 부실하면, 좋은 회의가 될 수 없다. 이번에는 내용을 내실 있게 준비하려면 어떤 것들을 고민해야 하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 교육
회의는 그 자체로 학교이다. 회의 서두에 교육이나 발표를 배치하는 경우도 있고, 안건에 담긴 사업의 취지와 의의를 잘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교육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다. 생각이 행동을 좌우하기 때문에 사업을 왜 하는지 이해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 크다. 이다. 주도적인 생각이 주도적인 업무를 만들고, 창의적인 생각이 창의적인 결과를 낸다. 회의에서 사업에 대한 이해도만이 아니라 마인드까지 교육할 수 있다면, 그 회의가 그 조직의 조직성을 담보하는 중심이 된다. 회의는 사업을 바라보는 통일적인 관점을 키우는 목적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 공유
공유는 핵심만 간결하게 하되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쉽게 해야 한다. 회의 참가자들의 수준이 모두 같을 수 없으므로 참가자 중에 가장 경험이 적은 사람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좋다. 공유는 모두에게 정보를 골고루 나눠주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소수만 알아들을 수 있는 안건이라면 따로 만나서 전하는 것이 옳다. 자칫 장황하고 어려운 내용으로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모두에게 필요한 내용인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보고
보고는 결과(현상)만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본질)을 보고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야 문제 진단을 올바로 하고, 개선점을 정확히 찾을 수 있다. 반대로 긍정성도 제대로 찾을 수 있으며, 모범을 일반화할 수 있다. 보고를 어떻게 할지, 보고를 어떻게 들을지는 사전에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회의 참가자들을 만나면서 고민도 들어주고, 관성적으로 넘기는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고, 쌓인 마음이 있으면 풀어주어야 한다. 정해진 업무를 수행하지 못했을 경우, 무조건 핀잔을 줄 것이 아니라 과정을 보고받을 수 있는 관용이 필요하다. 무슨 피치 못할 사정이나 어려움은 없었는지, 업무를 대하는 자세에 문제는 없는지 파악하고 애정 어린 교육과 비판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하기로 해 놓고 왜 안 했냐"고 화만 낸다면, 과정에 대한 정상적인 평가가 어렵게 되며 서로의 신뢰가 떨어질 위험도 있다.
원활한 보고를 위해서 서로의 원칙을 정하는 방법도 좋다. 예를 들어, 업무에 대한 비판은 사람을 조직적으로 성장시키는 관점에서 애정을 담아 한다고 하거나 서로를 헐뜯거나 복수하는 것을 금하는 원칙을 세울 수 있다.
과정을 보고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냉철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 보신주의가 없어야 하며, 객관적인 지표로 원인을 분석해 보고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함께 처리해야 할 것을 혼자서 처리하는 업무량 데이터나 조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 데이터를 지표화한다면, 자신의 개인주의 행태가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추상적인 내용을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개선점도 분명해지고, 조직원들의 도움도 구체적으로 받을 수 있다.
■ 역할과 업무 분배
회의가 탁상공론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논의된 결정사항을 바탕으로 조직원들에게 역할 배분을 잘 해야 한다.
역할 배분을 잘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우선, 모든 구성원에게 빠짐없이 역할을 분배해야 한다. 역할은 사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분배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직원에 대한 조직의 신뢰를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자신에게만 일이 맡겨지지 않는다면 동료들이 자신을 믿지 않는다고 낙담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조직과 사업에 소극적으로 임하게 된다. 반대로 무리하게 자신에게만 일이 집중된다면, 조직이 자신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생각하며 항상 부담을 품은 채 업무를 하게 된다.
그렇다고 모두에게 동일한 수준과 동일한 양의 업무를 배분하라는 것은 아니다. 역할이나 업무를 줄 땐, 그 조직원의 준비 정도와 특성에 맞게 줘야 한다. 골고루 나누자는 의미만 곱씹다가 아직 어려운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준비가 안 된 조직원에게 적성에도 맞지 않는 일을 맡겨서는 곤란하다. 반대로 어려운 일을 잘 할 수 있는 조직원에게 너무 쉽거나 너무 적은 일이 배분되면, 사업에서의 책임성이 떨어질 수 있다. 조직원들의 특성과 수준을 잘 고려해서 조금은 어려울 수 있지만, 결심을 높이고 애를 쓰면 할 수 있는 일을 주는 것이 좋다.
그런 일을 줄 때는 자세히 설명해주고 도와줄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역할과 업무를 배분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일을 배타적으로 맡기고 "너 혼자 언제까지 알아서 해라.'는 식의 태도이다. 역할과 업무를 배분했으면, 그것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고민을 더해야 한다. 분명 척척 일을 잘 해내는 조직원도 있고, 일을 버거워하는 조직원도 있다. 일을 버거워 하는 조직원이 있을 땐, 미리 경험한 선배 조직원들이 잘 도와줄 수 있도록 세심히 역할을 배분하며 교육해야 한다. '
사람과 조직을 챙기는 역할 배분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도 사람이 하고, 조직도 사람으로 구성되므로 조직원들에게 사람을 챙기는 역할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사람을 챙긴다는 것은 정을 나누는 의미도 있지만, 조직원끼리 사업 토론을 일상적으로 하고, 현실에서 느끼는 고충을 조직적으로 챙겨주는 의미가 더 강하다. 역할과 지위가 높을수록 사람을 챙기는 일을 많이 맡는 것이 좋으며, 사람에 대해 보고를 받을 때는 '만나 봤냐.', '어떠냐.' 식의 결과 보고 보다는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를 구체적으로 듣고 부족한 부분을 함께 고민해줘야 한다.
(4) 회의 장소와 회의 시각
준비를 철저하게 해놓고 회의 장소가 적절하지 않아 낭패를 봤던 경험이 있다. 빔 프로젝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준비했던 PPT를 열지 못했던 경우도 있었고, 회의 장소가 인원 수에 비해 지나치게 크거나 작아 회의 진행이 원활하지 못했던 경우도 있었다. 또한, 회의 장소가 덥거나 추워 불쾌도가 높은 상태로 회의를 해야 했던 경험도 있다.
회의 장소를 미리 준비하고 제반 시설을 점검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필요한 장비가 준비되지 않아 애써 준비한 회의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즉흥적이고 찜찜한 회의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냉난방이 잘 되지 않아 불쾌한 상태로 회의를 해야 한다면, 회의가 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준비한 안건을 시청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시설이 있는지, 적절한 크기인지, 냉난방은 잘 되는지, 환기는 잘 되는지, 의자와 테이블은 잘 구비되어 있는지 등을 고려해 집중성을 높일 수 있는 장소를 준비해야 한다.
조직의 분위기에 따라서 가끔 획기적인 장소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더운 여름날 그늘지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야외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면서 가벼운 회의를 하면, 지친 조직원들에게 활력을 줄 수 있고 조직의 단합을 도모할 수 있다. 그때 조직원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줄 수 있는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회의 시각을 적절히 잡는 것도 중요하다. 회의 시각은 회의 예상 시간을 고려하여 조직원들에게 부담이 안 되는 시각으로 잡아야 하며, 최소 5일 전에는 미리 공지하는 것이 좋다. 조직원들의 일정을 고려하느라 회의 날짜가 미뤄지는 편향, 조직원들이 참석할 수 없는 날짜와 시각으로 회의를 잡는 편향 모두 경계해야 하며, 적절한 회의 날짜와 시각을 잡기 위해 공유 캘린더에 일정을 작성하는 습관을 조직화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웹과 앱으로 일정을 공유할 수 있는 캘린더가 많으니 적절한 것을 선택해 사용하기를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