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과학뿐만 아니라 철학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근대까지만 하더라도 서양에서는 과학과 철학은 하나의 학문이었죠. 철학이 세상의 모든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자연의 진리를 탐구하는 과학도 철학의 일부였던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철학은 과학으로부터 결론을 얻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처럼, 상대성 이론은 자연과학이나 공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물론 인문사회학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절실히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과학의 범주를 넘어 누구나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상대성 이론에 대해 [쉽게 풀어 쓴 상대성 이론] 시리즈에서 차근차근 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에 포스팅 했었던 물리학도가 들려주는 인터스텔라를 더 재밌게 보기 위한 18가지 이야기과 암호화폐가 100% 망한다고 양자 컴퓨터와 블록체인 보안 이야기에서 상대성 이론에 대해 아주 가볍게 언급했었죠? 이번 시리즈를 통해 보다 자세하게 그러나 더 쉽게 전달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상대성 이론의 출발점인 빛의 속도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먼저 빛의 속도를 어떻게 구할 수 있었을까요? 옛날 사람들은 빛이 드리우면 순식간에 밝아지는 것을 보고 빛의 속도가 무한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빛의 속도가 유한할지 모른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는데요. 갈릴레이 역시 그 중 한 사람이었죠. 갈릴레이는 1667년에 빛의 속도를 직접 측정하고자 아래와 같은 실험을 했습니다.
어두운 밤 몇 km 떨어진 두 개의 산봉우리에 각각 갈릴레이 자신과 조수가 올라가서 두 명은 모두 등불을 들고 있고 등불에는 덮개를 씌워 등불이 보이지 않게 했습니다. 갈릴레이가 먼저 등불의 덮개를 벗기면 맞은편 산봉우리에 서있는 조수가 등불의 불빛을 보고 자신도 등불의 덮개를 벗깁니다. 그리고 다시 조수의 등불에서 나온 불빛을 갈릴레이가 봅니다. 갈릴레이 자신이 덮개를 벗긴 후부터 조수의 불빛을 볼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여 빛의 속도를 구하려고 했지요.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빛의 속도를 측정하기에는 빛은 너무 빨랐습니다. 갈릴레이와 조수가 등불의 빛을 확인하고 덮개를 벗기는 시간에 대한 오차를 고려할 것도 없이 빛은 수 km를 순식간에 이동했죠. 갈릴레이는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고 믿었지만 당시에는 빛의 속도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던 것입니다. 비록 갈릴레이가 이 실험을 통해 빛의 속도를 측정하는 것은 실패했지만, 그가 만든 망원경과 그가 발견한 목성의 위성이 결국 빛의 속도를 계산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갈릴레이가 두 개의 산봉우리 사이에서 등불을 통해 빛의 속도를 측정하려고 시도한 1667년으로부터 174년 후인 1849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피조(Armand Hippolyte Louis Fizeau, 1819~1896년)는 톱니바퀴 장치로 빛의 속도를 직접 측정하는데 성공합니다. 톱니바퀴 회전속도와 톱니의 개수, 빛이 진행한 거리를 통해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적인 빛의 속도를 측정할 수 있었죠. 피조의 실험을 기반으로 이후 여러 물리학자들의 개선된 실험을 통해 빛의 속도가 초속 29.979만 km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실제 값을 반올림하여 약 초속 30만 km를 사용합니다.
맥스웰의 방정식으로 드러난 빛의 정체
영국의 물리학자 맥스웰(James Clerk Maxwell, 1831~1879년)은 전기와 자기의 발생, 전기장과 자기장, 전하 밀도와 전류 밀도의 형성을 나타내는 4개의 편미분 방정식 정립하였습니다. 이 4개 방정식을 맥스웰의 방정식이라 부릅니다. 뉴턴(Isaac Newton, 1643~1727년)이 관성의 법칙, 힘과 가속도의 법칙,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으로 눈에 보이는 세계의 물리 법칙을 세웠다면, 맥스웰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물리 법칙을 세운 셈입니다. 뉴턴의 운동역학과 맥스웰의 전자기학을 기반으로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제창했고 상대성 이론에 대한 논의가 발전하여 오늘날 현대 물리학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양자역학이 탄생할 수 있었답니다.
맥스웰의 방정식과 관련된 법칙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우스 전기 법칙: 폐곡면을 통과하는 전기력선의 수는 폐곡면 공간 속의 알짜 전하량에 비례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전하에 의해 발생된 전기장의 세기가 거리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설명해줍니다.
가우스 자기 법칙: 폐곡면을 통과하는 자기력선의 수는 반드시 0이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전기와 달리 자기는 왜 홀극이 존재하지 않고 N극과 S극이 언제나 함께 존재하는지를 설명해줍니다.
패러데이 전자기 유도 법칙: 자기 선속의 변화가 기전력과 전기장을 발생시킨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고리 모양으로 만들어진 전선 가운데서 자석을 위 아래로 움직이면 전류가 발생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죠.
앙페르 회로 법칙: 흐르는 전류와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전기장이 자기장이 발생시킨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도선에 전류가 흐를 때 자기장이 발생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죠.
맥스웰의 방정식에는 지금까지 뉴턴의 고전물리학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사실이 숨어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탄생시킨 빛의 정체에 관한 것이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공부해보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빛입니다. 사실 상대성 이론은 빛에서 출발해 빛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맥스웰의 방정식을 조합해보면 놀랍게도 파동을 기술하는 파동 방정식이 만들어집니다. 즉, 전기와 자기는 파동의 일종이라는 것이죠. 지금은 누구나 전자기가 파동이라는 것을 알지만 당대에는 빛도 파동의 일종이라는 논쟁이 있었지 전자와 자기가 빛과 관련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기에 이는 혁신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전기와 자기의 파동이라는 뜻에서 이를 전자기파라고 부릅니다. 맥스웰의 방정식에서 추출한 파동 방정식을 풀어 전자기파의 속도를 구해보면 초속 30만 km가 얻어지는데요. 놀랍게도 이는 과학자들이 측정한 빛의 속도와 일치합니다.
전자기파의 종류
전자기파는 여러 종류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파장에 따라 전파(단파, 장파), 마이크로파, 적외선, 가시광선(빛), 자외선, X선, 감마선 등으로 구분하지요. 우리가 매일 보는 빛은 가시광선을 뜻합니다. 따라서 ‘전자기파 = 빛’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빛은 전자기파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지요. 참고로 여러분이 기억해두셔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파장이 짧은 파동(진동수가 많은 파동)은 에너지가 크고, 파장이 긴 파동(진동수가 적은 파동)은 에너지가 작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