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쉽고 재미있게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제 글 솜씨가 부족한 탓에 내용을 접하실 때 다소 어렵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주제이지만 읽으면서 흥미를 느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양자 정보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딛고 일어서야 할 핵심 기술 요소들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Chapter 6. 양자 컴퓨터 기술 개발! 그래서 어디까지 진행되었나?에서는 양자 컴퓨터 기술 개발 현황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지난번에 다루었던 큐비트를 이용한 양자 정보 처리 방법에 대해 기억하시나요? 물질의 상태를 확률로 표현하는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양자 중첩과 양자 얽힘을 통해 큐비트를 구현해낼 수 있죠. 0과 1의 두 가지 특성 중 동시에 무조건 하나의 값만 가져야하는 비트와 달리 큐비트는 0과 1을 그 중간 단계의 값을 동시에 다 가질 수 있었습니다. 큐비트 2개는 00, 01, 10, 11과 같이 4가지 상태로 표현이 가능하고 마찬가지 방법으로 큐비트 3개는 8가지, 큐비트 4개는 16가지 상태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만약 큐비트 10개가 있으면 무려 1024가지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데요. 이처럼 비트와 달리 큐비트는 그 수를 늘림에 따라 효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물론 이런 큐비트 여러 개를 마음대로 다루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지난 시간에 깊게 알아보았으니 그에 대한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
▲ 호주 그리피스대 양자역학센터에서 데이비드 키엘핀스키 교수가 전자의 상태를 정밀하게 통제할 수 있는 양자 컴퓨터 관련 장비를 시험하는 모습.
지난 11년 캐나다의 컴퓨터 개발 업체 D-wave systems는 특정 용도로만 활용하는 최초의 상용화된 양자 컴퓨터 D-wave One을 만들어 한 대에 1500만 달러, 즉 약 174억 원에 판매했습니다. 이 양자 컴퓨터는 특정 수학 계산만을 수행할 수 있지만 기존 컴퓨터보다 수백 배 이상 빠른 속도를 자랑하기에 미국항공우주국 NASA, 미국 방산 업체 Lockheed Martin 등이 실제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그러나 지난 14년까지만 하더라도 세계 최초의 양자 컴퓨터로 화제를 모았던 D-Wave의 성능이 일반 컴퓨터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어 대중에게 다소 실망스러움을 많이 안기기도 했죠. 기존 컴퓨터가 18개월에 집적도가 두 배가 된다는 무어의 법칙에 따라 발전해왔듯이, 양자 컴퓨터도 역시 다룰 수 있는 큐비트 수가 증가됨에 따라 그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개선되리라 예상합니다.
▲ 미항공우주국 NASA 에임스 연구센터에 설치된 D-wave 양자 컴퓨터.
구글은 작년 16년 6월 전자 9개를 제어할 수 있는 9큐비트 규모의 양자 컴퓨터를 시연했고, IBM은 5큐비트 양자 컴퓨터 개발하여 이를 대중에 공개했습니다. IBM의 5큐비트 양자 컴퓨터는 이미 4만 명 이상이 실제로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BM은 심지어 가까운 시일에 50큐비트 규모의 양자 컴퓨터를 개발해 유료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 발표했지요.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양자 컴퓨터를 위해 먼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입자를 기반으로 한 하드웨어 구축 및 초저온 메모리 설계에 착수했는데요. 양자역학 전문가를 대거 채용해 상용 양자 컴퓨터를 출시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처럼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굴지의 쟁쟁한 IT 기업들이 막대한 돈을 양자 컴퓨터 개발을 위한 연구비에 쏟아 부으며 너나 할 것 없이 상용화된 양자 컴퓨터를 출시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 16년 6월 구글이 초전도 회로를 이용해 개발한 9큐비트 양자 컴퓨터.
▲ 양자 컴퓨터 개발 현황
구글은 직접 양자 컴퓨터의 뇌 역할을 하는 양자 프로세서를 만들기 위해 캘리포니아 대학의 존 막티니스를 고용했고, 현재 50큐비트 양자 컴퓨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수천 큐비트 이상의 양자 컴퓨터를 만들어야 기존 컴퓨터보다 월등히 우수한 성능을 낼 수 있겠지만 현재 50큐비트 수준의 컴퓨터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양자 컴퓨터 관련 분야의 투자를 촉발하여 규모를 키우는 견인차 역할을 하리라 기대됩니다.
▲ 구글과 나사의 양자 인공지능 연구소에 설치된 D-wave 양자 컴퓨터 회로.
▲ 구글과 나사의 양자 인공지능 연구소에 설치된 D-wave 양자 컴퓨터 외관.
이에 반해 한국은 양자 컴퓨터의 불모지나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양자 컴퓨터 기술력은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SK텔레콤 퀀텀랩 등에서 초보적인 수준의 큐비트를 구현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지만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는 약 7.6년에 이르지요. 다만, 양자컴퓨터에서 필요한 현상들을 제어하는 기술은 한국도 경쟁력이 있으므로 국내 대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투자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 구글이 공개한 양자 컴퓨터의 속도 향상 결과 그래프.
지난번에 다루었듯이 양자 암호 통신은 양자의 복제 불가능한 특성을 이용하여 도청에 완벽하게 안전한 통신 방법을 말합니다. 마켓 리서치 미디어에 따르면 양자 정보 통신의 국내 시장은 2021년부터 빠르게 성장해 2025년 약 1조 4천억 원,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26조9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최근 17년 6월 SK텔레콤은 양자 암호 통신의 거리 한계를 극복하여 장거리 통신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전용 중계 장치의 개발과 분당에서 용인·수원까지 왕복 112Km 구간 실험 망에서 양자 암호 키를 전송하는 데 성공한 것인데요. SK텔레콤의 이번 양자 암호 통신 전용 중계 장치는 미래창조부의 양자암호 테스트베드 구축 국책사업 지원에 힘입어 지난 2년의 노력 끝에 개발한 낸 순수 국내 기술이라고 합니다. 이후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상용 망에도 적용할 계획이라는군요. 행정·국방 등 보안이 필요한 대다수 산업과 연계함으로써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네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장거리 양자 암호 통신 기술에 있어서 한국도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게 된 셈입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발행하는 '테크놀로지리뷰'는 지난 17년 2월 '올해의 10대 혁신기술'을 발표하면서 양자 컴퓨터의 시대의 도래를 전망했습니다. 양자 컴퓨터 상용화를 위한 길은 아직 멀지만 굴지의 쟁쟁한 IT 기업들과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연구소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양자 컴퓨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양자 정보 시대는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지 않은가 예상해봅니다.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드리고 싶은데 어려운 주제를 다루다보니 혹시나 내용을 벅차게 느끼고 계시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댓글로 질문을 달아주시면 제가 설명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쉽고 간결하게 답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Chapter 7. 양자 컴퓨터가 블록체인을 죽일 것이다? (완)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