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부: 여기 이야기찻집 맞나요?
황진이: 네! 편지 왔나요? 아님 누가 내게 나를 닮은 꽃소포라도 보냈나요?
우체부: 아뇨. 파블로라는 친구가 나한테 커피마시라고 쿠폰을 줘서...
황진이: 하! 이 친구 지멋대로 여기 찻집 쿠퐁을 발급해? 이 엽서 내밀면 공짜로 커피 준다고 그래요? 가만...뭐라고 써 있네?
'이 우체부 아저씨가 혼자서 지은 집을 꼭 반드시 기필코 보여달라고 하시오.-파블로-'
아저씨! 집 지으셨어요?
우체부: 허허! 내 집은 리용에 있어요. 바로 밖이니까 보실라우?
황진이: 마침 손님도 없겠다. 잘 됐네요. 그런데 혼자 어떻게 집을 지으실 생각을?
우체부: 길 걷다가 돌뿌리에 걸려 넘어졌는데...그 돌이 워낙 희한하게 생기지않았겠소?
그래서 그 돌들을 틈틈히 모았지요.
황진이: 수석 취미같은거네요?
우체부: 그렇죠. 그런 어느날 동네에 그림그리는 청년 파블로를 길에서 만난거요. 압생트 한잔 걸쳤는지...술냄새를 풍기면서 내게 말을 걸더군.
'아쟈씨~! 이런 돌 모아서 뭐하시게? 이게 무슨 가치가 있남? 이걸 깎아서 조각이라도 만들줄 아셔?
아쟈씨 예술하곤 거리가 멀잖아?'
난 그 말을 듣는데 말이우. 속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뭉싯 올라오드만요. 맞아. 난 예술을 배운 적 없지! 하지만 나도 아름다움을 안다오! 그 젊은 녀석만 아름다움을 사랑하는건 아니라고 봐요. 아가씨, 맞아요?
황진이: 뭐...그런데 수준차이는 있다고 봐야죠. 여기가...어디죠? 이건.......헉!!! 이게 왠 궁전?
너무...너무 아름다워! 이걸 모두 아저씨가 손수 만들었다고요?
우체부: 그렇소. 그가 파블로면 난 페르디낭이요. 누구나 눈을 가졌고 손을 가졌다오. 난 오기가 나서 그 때 결심했어요.
반드시 궁전을 만들겠다고! 내가 귀한 몸으로 태어나진 않았고 배운건 없지만 무슨 수를 써서든 궁전을 짓겟다고!
그리고 많은 세월이 걸렸지만 난 지치지않았어! 이렇게 완성했다오!
황진이: 내 수백년을 살아왔지만 이런 생생한 감동은 처음이네요! 아.....파블로는 이 궁전을 봤나요? 뭐래요?
페르디낭: 충격을 받았는지 입을 떡 벌리고 한동안 말을 못하드만. 그러더니 내 손을 붙들고 보는거요.
이 군살 가득한 손을...
그리고 내 손바닥에 눈물을 떨어뜨리고는 흐느낍디다. 괜시리 나도 눈물이 나데?
그러더니 이 쿠폰 하나 주면서 커피 마시라는거야. 나 참...
끝까지 칭찬은 안하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