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안녕들 하신가요? 여기가 이야기찻집 맞죠? 난 후앙이라고 하오.
황진이: 후앙? 댁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 뭔 일 하시다가 누구 소개로 오셨수? 에고 묻는것도 벅차네...
후앙: 아...난 몽마르뜨르 살아요. 1906년에 프랑스로 건너와서 파블로랑 같은 동네 살죠. 그 친구 요즘 그림 좀 바뀌었죠? 그게 실은 내 영향을 받은거라오.
황진이: 에이...파블로가 얼마나 쇠고집에 자존심 얼어죽도록 강한데 당신 영향을? 어디..그럼 당신 그림도 큐븐가 머신가 그거에요?
후앙: 큐비즘! 하지만 그가 대상을 향해 작업해 들어간다면 난 대상으로부터 작업해 나오죠! 그 차일 알겠어요? 보세요.
황진이: 흐미...이거시 사람이야 유리조각이야? 칼라는 또 왜 초록과 깜장 일색이랴?
후앙: 잘 봐요. 피카소는 아직 자기 에고를 벗어나지 못했어. 자기 눈으로 보고 자기 머리로 해석하려 하지. 그게 그 친구 한계라오.
진정한 입체파는 에고를 버리고 대상과 완전히 하나가 되어야 하는거란 말이오. 냉철한 이성이 필요하지! 칼날같은 명철함이...
그래서 난 녹색과 검정을 주로 쓴다오. 그건 가난한 청색 시체의 청색과는 판이하게 다른 세계를 구축하지.
황진이: 하지만 파블로가 당신과 친하다는 증거라도 있어요? 그 양반은 자기보다 잘 그리는 사람한텐 질투가 말도 못하는데?
후앙: 아! 내가 그 친구를 그린게 있소! 파블로는 가만 있는걸 못해서 나한테 엄청 지청구 먹으며 두 시간을 앉아 있었소. 아마 지옥이었을거야 하하하!
쥔장: 반가워요. 난 여기 쥔장이랍니다. 훌륭한 화가가 또 한분 이렇게 오셨군요!
후앙: 알아봐줘서 고마워요. 쥔장의 명성은 파블로에게 들었습니다. 내가 이 찻집에 온것은...실은 쥔장에게 제 그림을 평가받고 싶어서죠.
쥔장: 마치 곤충의 눈으로 대상을 본듯 하네요. 재밌어요. 무우척! 그런데...
후앙: 그런데?
쥔장: 아쉽게도 지성은 있으나 가슴은 없어.
후앙: 가슴...!?
쥔장: 이성은 정연하지만 혼이 약동하는 맛, 감정이 용솟음치는 기운은 없단 말이죠. 파블로는 그게 있어요.
그는 대상하고 타협하지 않거든!